감자꽃 진부령 너머 오대산 아래를 지나다가 감자꽃이 만발한 감자밭을 만났다. 만난 것이 아니라 뙤약볕 아래 무리 지어 자라고 있는 감자밭 사이로 지나가게 되었다. 감자밭이사 어딘들 없을 것이며, 감자밭에 피어있는 감자꽃이 뭐 대수랴만 오늘은 무심코 지나치고는 하던 감자밭과 감자꽃이 아니었다. .. 보통생각 2008.06.04
그날의 간절함이 메아리로 살아 있으랴 제문은 ‘維 歲次’로 시작되어 ‘尙饗’으로 끝이 났다. 모두가 무릎을 꿇은 자리에서 우렁차게 울려퍼졌다. 『큰 명성을 얻기보다 좋은 작품을 쓰려는 문인들이 모여 내공을 키우는데 모든 노력을 기울여왔습니다. 눈에 보이는 이 넓은 벌판이 우리가 채워야 할 원고지입니다. 영혼에 상처를 입어 .. 보통생각 2008.06.03
시를 씹다 넌 지금도 그곳에서 출렁이고 있겠지. 넌 지금도 한없이 서성이며 모래톱 적시고 있겠지. 넌 지금도 그 자리에서 날 기다리고 있겠지. 바다에 가고 싶다. ‘그 섬에 가고 싶다’ 바다에 가야 그 섬에 닿을 수가 있어서다. 유월 바다. 먼 수평션에 마음 던지면 출렁거림은 다가와 한 구절의 시로 안기리.. 보통생각 2008.06.02
'바람'이라는 단어 대관령 정상에 오른 첫 느낌은 '바람'이라는 단어였다. 바람은 보이는 것이 아니지만 대관령에서는 바람이 보인다. 바람개비가 휘익 휘익 휙 획 돌아가고 있다. 바람개비를 돌린 바람은 민들레를 키우고 있다. 할미꽃을 흔들고 풀잎을 흔들고 있다. 바람 앞에 선 사람을 흔들고 있다. 나를 흔들고 있다... 보통생각 2008.05.30
이런 음식 맛보셨습니까? 정성을 다해 손님을 맞는 것이 우리의 진정입니다. 그날 행사장인 대관령면사무소 2층으로 올라선 일행들은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습니다. “눈마을도서관”을 움직이고 있는 분들의 정성 그 자체가 다소곳이 펼쳐져 있었으니까요. 들꽃이며 들풀들을 소품 장식으로 활용한 음식과 함께, 보기에도 .. 보통생각 2008.05.28
제발 오지 말아라. 미리 연락드리지 않고 불쑥 방문할 수는 없는 일. 선생님은 전화를 받자마자 내가 말할 틈을 주질 않고 대뜸 이렇게 말씀하신다. “오지 말아라.” “이제 그만 오너라.” “지금 급한 약속이 있어 나가는 길이다.” “집사람이 출타 중이라 곤란하다.” 나는 번번이 이런 입씨름을 한끝에 억지로 찾아.. 보통생각 2008.05.15
무용지용 오월 첫날에 세월의 강물에 실려 무심히 흘러가는 시간을 느끼며 마음을 가다듬고 한 생각이 젖어봅니다. '장자'에 실려 있는 우화 한 토막. 남백자기란 사람이 상구라는 지역에 가서 큰 나무를 보았답니다. 그 나무 크기가 얼마나 큰지 수레 수천대를 묶어 놓아도 그 나무가 만든 그늘 아래 들어갈 정.. 보통생각 2008.05.01
산수유꽃이 지고 있다 어제 오후 찾아간 산수유마을로 불리우는 의성군 사곡면 화전리에는 며칠전 내린 봄비 이후 한물간 산수유꽃이 미처 버리지 못한 노란색을 머금코 있었다. 온통 골짜기 전체가 엎질러진 노란물감으로 칠해졌던 그날 화려했던 추억만 흩날리고 있을 뿐 장은 파장. 골짜기를 거슬러 화전2리까지 갔다. .. 보통생각 2008.04.14
상추 소식 어쩌다 상추씨앗이 손에 들어왔다. 어제는 봄비가 살랑거리며 다가와 창문을 적시고 흘러내려 메마른 대지를 적시는 것을 보다가 불현듯 생각이 났다. 아파트 베란다에 상추를 길러야겠다고-. 마트에 나가 기다란 프라스틱 화분을 구하고 꽃집으로 가서 거름을 섞은 흙을 담아왔다. 씨앗을 뿌리려고 .. 보통생각 2008.04.10
좋은 일이 있을 것 같습니다 봄이 한창입니다. 봄햇살 가득한 아파트 베란다에 다육식물 이파리에 살오르는 소리가 들립니다. 봄이 꼼지락거리며 머물고 있습니다. 바깥 사정은 어떤지 궁금했습니다. 어제 일요일 대구수목원으로 나갔지요. 대지를 헤치고 솟아오른 꽃들이 한창이었습니다. 이 봄엔 뭔가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습.. 보통생각 2008.0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