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바람 봄날 기온이 예사롭지 않은 것을 보니 올 봄은 아주 짧게 지나가려나 봅니다. 강가 버드나무에 새움이 돋은 게 어제 같은 데 어느 새 푸른 이파리들이 바람에 날립니다. 그늘이 좋은 걸 보니 잊었던 계절의 속도가 다가옵니다. 그림공부 2023.05.25
연본홍 치마가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하는 '봄날은 간다'는 노래가 절로 흥얼거려지는 날입니다. 미세먼지며 황사가 괴롭혀도, 코로나가 못살게 굴어도 봄날은 가고 있습니다. 그런 가운데도 뭔가 의미있는 시간 한 톨이라도 건져볼 수 있으려나 밖을 내다 봅니다. 씀바귀꽃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림공부 2023.05.01
벌써 봄 오래 기다리지 않았는데 벌써 왔어요. 봄이. 철 이른 튜립 한 다발을 식탁에 올려놓고 겨우내 못다 읽은 책을 펼쳐듭니다. 책은 눈에 들어오고 향기는 가슴에 파고듭니다. 창밖엔 봄. 그림공부 2023.02.23
골목 풍경 겨울이라 그런지 코로나 시국이라 그런지 골목이 대체로 고요한 데 주변과 어울릴 듯 어색한 듯한 한옥 한 채가 눈에 들어왔다. 기와지붕의 세탁소 안집에는 겨울에도 끄덕없는 따스한 인정이 흐르고 있겠지. 고요한 이 카페 깊숙한 곳 어디 쯤에도 따스한 마음 몇 점 꿈틀거리고 있겠지. 그림공부 2023.02.01
토끼야 토끼야 하늘은 높고 싱그런 들풀 사이에 핀 꽃도 곱습니다. 2023년 토끼해 모두 높은 꿈, 화려한 결실, 정다운 마음..... 그런 한 해 되시길 빕니다. 그림공부 2023.01.09
일어나서 달려라 우리 아파트 공동현관 앞에도 그렇고 길을 가다가 눈에 띄는 어느 집 처마 아래에서도 이런 풍경을 흔히 볼 수 있다. 무질서도 걱정이지만 일어서서 달리지 않으면 쓰러지고 만다. 달리자. 어서 일어나! 그림공부 2022.12.19
파이데이아 팔공산 파계사 입구에 "파이데이아"라는 간판을 단 건물이 있다. 서양고전을 읽는 곳으로, 대구의 모대학에 봉직하다 정년퇴직한 교수님이 일생의 전공을 살려 후학들에게 아주 뜻있는 지식을 전하고 있다.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가 나오고 일리아스, 오딧세이아가 흐른다. 어지러운 세상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지혜요, 양식이라 생각된다. 우연히 지나다가 일게 된 건물이 마음에 들어 그려보았다. 그림공부 2022.11.18
단풍 좀 봐! 어제입니다. 갓바위 가는 길 양편으로 물든 은행잎이 대단했습니다. 필공산으로 오르는 길 내내 곱게 물든 단풍 때문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습니다. 아, 윗쪽에서 시작된 단풍이 이제 막 여기에 도착했구나 했습니다. 고운 단풍물을 눈에, 가슴에 들여놓았습니다. 오래도록 머물러있기를 바래봅니다. 시간이 멈춰있질 못하듯이 고운 저들도 하나 둘 떨어지겠지요. 찬바람에 휩쓸려 이리지리 흩어지고 말겠지만 오늘 그것까지는 생각하지 않을래요. 그림공부 2022.10.31
처진소나무 천년 고찰 청도 운문사에는 천년기념물 제180호인 '처진 소나무'가 있다. 높이 6m 정도이고, 동서방향 17.6m이고 남북으로 20.3m이니 나무의 크기를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얼마 전에 가봤더니 반세기 전 학창시절에 볼 때와 똑같은 모습이었다. 아니 오히려 더 풍성하고 기품이 있어 보였다. 처진소나무를 올려다보면, 세월의 깊이며, 그 무게감이 오래된 절집과 잘 어울린다는데 공감이 간다. 풍기는 모습이 온통 갖은 풍우풍상을 견디며 건강하게 살아왔음을 웅변하고 있다.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그림공부 2022.10.05
세상은 복잡하지만 세상이 더 복잡해졌지요. 사람도 그렇고, 차도 그렇고요. 아이들도 그렇고, 어른들도 그렇습니다. 그래도 갈 것은 가고, 올 것은 오고 있습니더. 무심히 올려다 본 하늘 오늘따라 참 복잡하게 느껴집니다. 나만 복잡하다고 느끼고 있는 건가? 보기가 조금 불편할 뿐 세상은 잘 굴러가고 있습니다. 가을 냄새가 나는 바람이 걱정말라고 합니다. 그림공부 2022.0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