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공부 153

동백꽃 좀 보세요

한 열흘 제주도 다녀왔습니다. 계절마다 간 경험이 있지만, 나이 탓인지 이번 겨울은 느낌이 아주 달랐습니다. 동백이 죽어라고 피어 있었습니다. 몇 그루 정도는 부산을 비롯한 남쪽지망에서 봤지만 동백꽃이 온 천지를 물들이고 있는 풍경은 처음이었습니다. 감동이었어요. 또 하나는 노랗게 익어가는 감귤이었습니다. 서귀포 등 제주도 남쪽 도로 가로수는 물론이고 눈길가는 밭에는 어김없이 감귤이 노랗게 매달려 있었습니다. 이 역시도 감동이었습니다. 눈요기 원없이 하고 돌아왔습니다. 도저히 그냥 있을 수가 없이 그림 두어장 남깁니다.

그림공부 2021.12.02

진홍불꽃

여러 해 전에 사이판에 갔을 때가 생각납니다. 공항에 내려 시내로 들어오는 길 양편에 붉은 꽃이 핀 가로수가 대단했습니다. 나로서는 처음 보는 나무고, 꽃이었습니다. 원래 이름은 Flame Tree라 합니다. 최근에 생각이 나서 알아보니 호주오동나무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그냥 불꽃나무라 해야겠지만 나는 진홍나무라 이름지어 주었어요. 사이판에는 세계2차대전 당시 일본군 사령부가 있었는데 전쟁 막바지 미군에 밀리고 밀린 일본군들은 항복을 거부하며 절벽에서 바다로 뛰어들었다고 합니다. 뛰어내리기를 주저하는 사람들은 손발을 묶어서 떠밀었답니다. 그 중에는 징병으로, 정신대로 끌려왔던 한국의 젊은 남녀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자살절벽에서 내려다보니 포말을 만들며 일렁이는 파도가 대단했습니다. 번쩍하며 불꽃..

그림공부 2021.05.11

새해가 밝아오고 있습니다

코로나로 지세웠던 참으로 지난했던 한 해도 서산으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새해 떠오르는 태양은 밝음이고 희망이었으면 좋겠습니다. 크리스마스를 맞아 학교도 가지 못하고 집에만 있는 손자녀석에게 힘내라는 카드를 보냈었는데 오늘은 자작나무 솦에서 뒤를 돌아볻고 있는 사슴을 그려보았습니다. 작은 소망 편지를 세상에 띄웁니다. 새해에는 좋은 일만 있어라. 모두 모두 화이팅!

그림공부 2020.12.26

소띠해를 생각하며

내년은 소띠해랍니다. 나도 소띠입니다. 그래서 한 해 농사를 마치고 흐뭇한 마음으로 빈 들판을 바라보고 있는 소가족을 그려 보았습니다. 지난 한 해, 여러가지로 힘도 들었지만 보람도 있었습니다. 다가오는 일년은 나에게 어떤 모습으로 왔다가 스쳐갈까요? 단지 하루하루 주어진 일들에 최선을 다할 뿐이겠지요. 그 다음은 내가 상관할 바가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코로나가 사라지고 나면 '멀고 험한 길 이겨내었구나' 그냥 뒤를 돌아보며 소걸음처럼 천천히 살아갈 작정입니다.

그림공부 2020.1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