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가 되어 지난 주말, 고향에서 농장을 경영하는 친구로부터 초대를 받았다. 밭머리에 자리잡은 비닐하우스에 옻닭백숙과 소주가 차려져 있었고, 직접 농사지은 상추도 넉넉하게 올라 있었다. 모처럼 포식을 한 후 수저를 놓고나니 땅콩씨앗을 내밀며 한이랑씩 농사를 지으라고 한다. 친구의 우정에 감복하며 .. 보통생각 2009.04.28
벌써 봄인가? 아직은 추운 날. 창가에 둔 난분에 꽃대 하나가 올라왔다. 고맙게도 달포간이나 피어 그윽한 향기를 내뿜었다. 저도 입 다물고, 나도 침묵한 채 눈길만 주고받았지만 우리 둘은 행복했다. 마주하고 있는 순간이 그냥 한없이 좋았다. 어느 날부턴가. 그 꽃이며 꽃대가 말라비틀어지기 시작하더니 오늘 .. 보통생각 2009.04.03
살며시 다가와서는 요즘 대게가 한창이라기에 마음맞는 친구 몇이 포항으로 내달렸다. 봄볕 따스한 주말 대구에서 한시간거리 죽도시장에는 마침 몰려든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현대화된 재래시장 구석을 기웃거리며 좌판위의 가자미, 문어, 대게와 눈을 맞췄다. 함께 가뿐 숨을 몰아쉬면서-. 고깃배들도 항구에 정박하.. 보통생각 2009.03.02
바람이 났다 봄이 어디쯤 와 있는지 궁금해 집앞 금호강가로 나왔다. 얼었던 강물이 완전히 풀려 있다. 나룻배에 물이 가득하다. 봄바람이 가득하다. 오리 떼들이 나왔다. 식구들이 꽤나 불어난 듯 하지만 아마도 옆집에도 사발통문을 돌렸음이 분명하다. 강가로 나가보자고.... 허공을 달려온 바람은 강둑 너머 아.. 보통생각 2009.02.17
누드화에 숨겨진 스캔들 아침 신문에 데브라 피너팬의 장편소설 ‘마네의 연인 올랭피아’에 관한 기사가 눈에 띄었다. 실오리기 하나 걸치지 않은 채 침대 위에 비스듬히 누워있는 여인. 머리에 커다란 꽃을 꽂은 그 여인의 옆에는 흑인 하녀가 꽃다발을 들고 있고, 침대 끝에서 검정고양이가 노려보고 있다. 19세기 프랑스 화.. 보통생각 2009.02.14
봄이 오는 소리 봄이 오는 소리가 들린다. 최근 며칠동안 날씨가 그렇더니 도하 신문들이 봄소식을 알려오고 있다. 봄은 진정 반가운 손님인가 삼월에 입학을 앞둔 아이와, 취직이 안되어 졸업까지 미루고 있는 사람과 올봄엔 결혼하려고 날을 잡아둔 젊은이와, 혼기를 놓쳐 나이 한살 더 먹는 것이 고통인 사람의 봄.. 보통생각 2009.02.04
이사 한 해를 보내고 맞이하는 시점에는 세월의 변화와 함께 바야흐로 사람의 이동도 있다. 이른바 직장에서의 인사이다. 근래 들어 ‘기러기아빠’란 말도 생겨났지만 전에는 가장의 직장을 따라 온 가족이 이사를 하였고 아이들도 다니던 학교를 옮기는 것이 너무나 당연했다. 지난 세월, 이사를 참 많이.. 보통생각 2009.01.14
아파트와 소나무 해야 솟아라 밝고 맑은 해야, 당당히 솟아라. 2009년, 기축년 한 해를 밝혀라. 팔공산 능선을 넘어 금호강을 훌쩍 건너 여기 아파트 숲속 작은 언덕 소나무 굽은가지를 비집고 달려와 내 품에 안겨라. 희망으로! 기쁨으로! 사랑으로! 보통생각 2009.01.02
박주가리 솜털을 머금코 있는 박주가리입니다. 이제 곧 겨울바람 타고 어디론가 날아가 발길 닿은 곳에 뿌리내리겠지요. 내년 봄, 새싹을 피워올리겠지요. 예작카페의 프라하님이 보내준 사진을 보면서 이 불로그를 찾는 분들에게 삼가 인사 드립니다. 지나간 일년의 성원에 감사드립니다. 다가올 한 해에도 행.. 보통생각 2008.12.24
씁쓸한 귀가길 11월 29일 저녁 7시35분경이었다. 우리 부부는 대구시 북구 구암동 소재 구암농협 인근에 용무가 있어 갔었다. 주차구역에 승용차를 주차시켜 놓았다가 용무를 마친 후 출발하려 하니 내차의 우측에 주차해둔 하얀색의 승용차(30거6544) 때문에 나갈 수가 없었다. 마침 내리고 있는 운전자에게 ‘차를 조.. 보통생각 2008.1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