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생각

농부가 되어

죽장 2009. 4. 28. 09:40
 

지난 주말, 고향에서 농장을 경영하는 친구로부터 초대를 받았다.

밭머리에 자리잡은 비닐하우스에 옻닭백숙과 소주가 차려져 있었고,

직접 농사지은 상추도 넉넉하게 올라 있었다.

 

모처럼 포식을 한 후 수저를 놓고나니

땅콩씨앗을 내밀며 한이랑씩 농사를 지으라고 한다.

친구의 우정에 감복하며 얼떨결에 농부가 되었다.

 

땅에 씨앗을 묻고 물을 주었다.

귀가하는 길이 자꾸만 뒤돌아보였다.

마음은 대지를 뒤덮은 땅콩밭 푸른물결로 채워졌다.

보이지 않는 땅 속 뿌리에 잔뜩 매달려 여물고 있을 땅콩이 어른거렸다.

아직 가을은 멀었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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