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문은 ‘維 歲次’로 시작되어 ‘尙饗’으로 끝이 났다.
모두가 무릎을 꿇은 자리에서 우렁차게 울려퍼졌다.
『큰 명성을 얻기보다 좋은 작품을 쓰려는 문인들이 모여
내공을 키우는데 모든 노력을 기울여왔습니다.
눈에 보이는 이 넓은 벌판이 우리가 채워야 할 원고지입니다.
영혼에 상처를 입어 다시는 일어서지 못할 것 같은
절망과 암울함이 밀려오더라도 일어서게 해주소서.
우리의 절규가 시가 되게 하소서.
우리의 부르짖음이 음악이 되게 하소서.
우리의 외침이 질서가 되게 하소서.
무한한 인간애가 넘치는 문학인이 되게 하소서.
순수로 뭉쳐 더욱 정이 넘쳐나게 하소서
오늘, 이 백두대간의 등줄기 대관령에서
경건한 마음으로 아룁니다』
훗날 내 그 자리에 서면
그날 하늘로 흩어졌던 메아리를 다시 들을 수 있으랴.
'보통생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끝없는 밤 (0) | 2008.06.09 |
---|---|
감자꽃 (0) | 2008.06.04 |
시를 씹다 (0) | 2008.06.02 |
'바람'이라는 단어 (0) | 2008.05.30 |
이런 음식 맛보셨습니까? (0) | 2008.05.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