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이 사라져가는 세상 스승의 날이 있는 오월이 지나갔다. 나에게 있어 금년 스승의 날은 좀 쓸쓸했다. 존경하던 K선생님이 세상을 떠나셨기 때문이다. 떠나신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선생님의 음성이며 모습이 기억 속에서 희미해져간다. 고백하건데 잊혀져가고 있다. 선생님 누워계신 무덤에 잔디가 돋아나는.. 나의 수필세계 2012.06.11
어른 약자, 아이 약자 [2012.3.21, 대구신문 22면] 어른 약자, 아이 약자 어느 날 우리 지역 Y요양원 원장 수녀님께서 전화를 주셨다. 요양원에서 발간하는 홍보책자에 실을 원고를 청탁하는 전화였다. 처음에는 바쁘다는 핑계를 대며 사양했으나 연이은 간청을 끝까지 뿌리칠 수가 없었다. 그 후 졸고를 보내고는 .. 나의 수필세계 2012.03.21
선물 선물을 받으면 기분이 좋다.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었는데 뜻밖에 선물을 보내왔을 때 더 반갑다. 받은 선물이 화려해서 좋은 것이 아니라 보내는 분의 정성이 담겨진 것이라면 살아가는 보람을 느끼게 된다. 오늘 내가 꼭 그렇다. 받은 선물 봉투를 내려다보니 행복하다는 생각이 든다. .. 나의 수필세계 2012.03.10
플라타너스 플라타너스 출입문으로 들어서면서 식장의 배치며 분위기를 살폈다. 내 자리는 건너편에 있었다. 뒷벽 가까이에 자리한 학부모들은 스무 명도 넘었다. 남쪽 창을 배경으로 앉은 이들은 축하차 온 지역인사들인 듯 했다. 참석한 분들은 작은 학교의 마지막 졸업식이 시작되기를 기.. 나의 수필세계 2012.02.21
제갈공명이 그립다 제갈공명이 그립다 최근 학생폭력, 집단따돌림에 관한 말들이 세상을 뒤덮고 있다. 가는 곳마다 질책과 질타를 귀가 아프도록 듣는다. 현상과 원인은 너도나도 내뱉지만 뾰족한 해결책은 제시되지 않고 있으니 참으로 답답한 노릇이다.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이 지경.. 나의 수필세계 2012.01.30
겨울 영산홍 겨울 영산홍 꽃도 돌연변이가 있나 보다. 영산홍은 대개 봄이 무르익을 무렵에야 피는 것이 정상이지만 이 녀석은 겨울이 시작되는 12월부터 하나 둘 피기 시작하여 1월 중순이면 만개한다. 꽃잎이 완전히 떨어지기까지는 족히 두어 달이 걸리니, 겨울 내내 피어 약간은 쓸쓸한 겨.. 나의 수필세계 2012.01.15
노박덩쿨 계절이 황금색 가을을 건너 은백색 겨울에 도착하면 내 그리움의 열매는 노랗게 물들기 시작한다. 노란색을 견디다 못한 열매가 단단한 껍질을 열면 빨간 보석이 수줍게 고개 들고 바라본다. 갑자기 달려든 추억의 꽃가지 하나. 오랜만에 만난 친구의 얼굴을 앞에 두고 이름이 떠.. 나의 수필세계 2011.12.09
죽계구곡의 초겨울 중국에 무이구곡이 있다면 우리나라에는 죽계구곡이 있다. 영주 순흥읍 동편에서 소수서원을 거쳐 배점과 초암사에 이르는 계곡을 죽계라 하고, 죽계구곡은 초암사 앞의 제1곡으로부터 죽계를 따라 내려가면서 약 5리 사이에 위치한 아홉 구비의 절경에 붙여진 이름이다. 중국의 .. 나의 수필세계 2011.11.24
내 문학의 출발지, 경주 내 문학의 출발지, 경주 1985년 3월 경주공고에 부임하면서 경주 혹은 경주문단과의 인연이 시작되었다. 고향 선산(지금의 구미)의 죽마고우인 조동화 시인이 문화고등학교에 근무하고 있었는데, 그 친구가 경상북도를 대표하는 문인협회에 가입해서 본격적으로 문학을 해보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나의.. 나의 수필세계 2011.10.18
그날 행복을 찾았습니다 [계간으로 발행되는 어떤 사외보 편집실의 청탁을 뿌리칠 수가 없었습니다. 최근 주변에서의 감동적인 일이 있어 적었습니다.] 그날 행복을 찾았습니다 풀장에서 송어를 잡아보셨습니까? 그날 우리 일행 모두는 엄청 큰 풀장에서 송어들과 사투를 벌였습니다. 팔뚝만한 송어들은 우리의 포위망을 여.. 나의 수필세계 2011.0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