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씩 머뭇거리며 가끔씩 머뭇거리며 가끔 양쪽으로 갈라진 길 앞에서 머뭇거리고는 한다. 왼쪽길이 지름길인가, 오른쪽길이 옳은 길인가 하는 선택이 어려워서 그랬다. 한번의 선택에 만족한 경우도 있었지만, 더러는 그 선택을 두고두고 후회한 적도 있다. 모든 것을 운명에 맡겨놓고 가지 않는 한 우리 앞에는 언제.. 나의 수필세계 2011.08.09
풍물마당 태평소 가락이 울려 퍼진다. 애절한 음률은 둘러선 군중들의 가슴을 헤집는다. 일순 세상의 시계가 멈춘 듯 고요가 내려앉기를 기다렸다는 듯이 상쇠가 꽹과리를 때린다. 북이며, 장고패들이 순서대로 몰려나와 어깨와 허리를 주춤거리며 신명을 낸다. 상모꾼이 몸을 옆으로 비틀어 공중잡이로 뛰어.. 나의 수필세계 2011.07.08
운동장에서의 단상 운동장에서의 단상 유월은 붉은 보석 줄장미를 만나는 달이다. 연두색 산천이 녹음으로 짙어지면 계절은 봄을 건너 여름의 강으로 발을 들여 놓는다. 이 무렵 운동장에서 뛰는 선수들의 어깨에 맺히는 땀방울은 건강한 삶의 보석이다. 더위로 나른해지려는 날의 활력이다. 경남 고성의 전국소체 팬싱.. 나의 수필세계 2011.06.07
갈매기를 대동하고 독도에 가다 갈매기를 대동하고 독도에 가다 독도! 지도에서나 보아왔고, 노랫말로나 흥얼거리던 섬이다. 군사적으로 그 위치가 얼마나 중요하며, 그 곳에서 나는 천연자원은 또 얼마나 풍부하며..... 이런 내용쯤은 이미 우리 국민 모두의 상식이 된지 오래이니 생략해도 무방하다. 하지만 잊을만하면 터져 나오는.. 나의 수필세계 2011.04.05
석전대제 참석기 석전대제 참석기 인동향교는 구미대교 동단에 위치하고 있다. 공자와 그의 제자인 맹자, 증자, 안자, 자사 등 중국 5성(五聖), 송나라 2현(二賢)인 정호, 주희, 그리고 우리나라 18현(十八賢)인 설총, 최치원, 안향, 정몽주, 김굉필, 정여창, 조광조, 이언적, 이황, 김인후, 이이, 성혼, 김장생, 조헌, 김집, .. 나의 수필세계 2011.03.16
영천호국원에 눈이 내리다 새해 들어 첫 출근일입니다. 함박눈이 펑펑 쏟아지고 있습니다. 차창으로 달려드는 눈송이들의 모습이 아주 장관입니다. 흔들리며 달리는 버스에 몸을 맡긴 채 눈을 감으니 꿈결처럼 선배님의 얼굴이 나타납니다. 그동안 마음의 빚을 갚지 못해 참으로 송구스러웠습니다만 오늘에사 다하지 못했던 숙.. 나의 수필세계 2011.01.05
청송 사과 차창 밖 풍경이 곱다. 무서리에 고춧대는 녹아났지만, 배추는 푸름이 더욱 짙어있다. 빨갛게 익은 사과가 꽃인 양 매달려 있다. 인공미 하나 없는 경치가 도심을 떠나온 나의 가슴을 떨리게 한다. 그러나 가슴이 떨려오는 진짜 이유는 초행길이 주는 기대 때문이다. 청송행이다. 경주에서 가는 코스는 .. 나의 수필세계 2010.12.28
친구의 결석 친구의 결석 비어 있는 의자가 눈에 들어온다. 약속시간이 지났는데도 한 사람이 나타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누군가의 전화벨이 울린다. 황급하게 통화를 시작하는 친구의 입에 시선이 쏠린다. 빈자리의 주인이 걸어온 전화인 듯 하다. “어디가?” “얼마나?”.... 내뱉는 외마디 말끝마다 어김없이 .. 나의 수필세계 2010.12.16
고향아줌마 문학을 전공하지 않은 나는 무늬만 수필가이다. 수필문학에 해박한 지식이 없는 속내는 감추고 바쁜 일상을 내세우며 강사청탁을 고사하다가 결국은 내 고향에서 이루어지는 행사라는 이유를 앞세워 수락한 문학강연이었다. 강사소개에 이어 박수가 쏟아졌다. 약간은 떨리는 가슴을 누르며 앞에 나.. 나의 수필세계 2010.09.27
진홍불꽃 원래 이름은 'Flame tree'이다. 사이판상공에 도달한 비행기가 착륙을 위해 고도를 낮추면서부터 화려한 색깔로 내개 다가온 나무다. 공항을 빠져나오면서 보니 곳곳에 조경수로 심어져 있다. 진초록 이파리에 주황색 꽃봉오리들이 얹혀있는 형상이다. 가까이 다가가서 보니, 기둥은 느티나무처럼 생겼.. 나의 수필세계 2010.07.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