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 진홍빛 영혼 빗방울이 떨어진다. 제주도를 거친 장마가 남부지방에 상륙한 후 위로 올라오고 있는 영향이라 한다. 중복 더위에 시달리던 나무들이 발가벗고 온 몸을 씻는 시원한 모습을 바라보니 나도 즐겁다. 사이판에서 스콜에 젖으며 피어 있던 ‘불꽃나무’가 생각난다. 휴식을 위해 찾았던 남국에서의 몇 날.. 나의 수필세계 2010.07.29
젊은 날의 궁핍 젊은 날의 궁핍 올해 따라 여름 더위가 유난하다. 날씨 탓인지, 무료한 일상 때문인지 문득 어렵고 힘들었던 젊은 시절이 떠오른다. 그 무렵을 한 단어로 표현하라면 나는 주저하지 않고 ‘궁핍’을 내세우고 싶다. 당시는 나와 내 이웃이 모두 그랬으니 그냥 한 토막의 추억쯤으로 회상되는 궁핍일 수.. 나의 수필세계 2010.07.07
고향 고 향 스승의 날을 맞아 모교를 찾았다. 은사님의 가르침을 새기며 은혜에 고마움을 표시하는 날이지만, 나는 고향의 후배들을 생각했다. 멋진 인생을 설계하고 완성품으로 만들어가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다. ‘밴쿠버의 피겨여왕 김연아. 맨체스트 유나이티드의 골잡이 박지성. 히말라야 14좌를 .. 나의 수필세계 2010.05.18
산마늘 꽃 피는 사월이다. 산천이 푸름으로 깨어나는 사월은 신이 인간에게 주는 행복주간이다. 그 중에서도 바람 잔잔하고 햇살 맑은 사월은 복 받은 사람들만이 누릴 수 있는 행운이다. 지난 일요일은 나에게 행복과 행운이 겹쳐 찾아온 날이었다. 찬 겨울을 나면서는 강물이 풀리는 봄이 오면 가리라 다짐.. 나의 수필세계 2010.04.27
봄풍경 하나 봄풍경 하나 성주 선남면에 위치한 사회복지법인『W집』으로 가는 길. 때는 4월도 중순인지라 대구를 벗어나자 만발한 벚꽃이 신작로 양편에 구름같이 늘어서서 마중한다. 낮은 언덕배기에는 하얀 조팝나무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다. 봄이 한창이다. 자주 가볼 수 없는 곳인지라 기대가 컸다. 도처에.. 나의 수필세계 2010.04.20
답답하다 전자메일을 사용하는 것이 일상사가 되었다. 얼마 전부터는 인터넷 카페 회원으로 가입하기도 하고 개인 블로그를 만들어 들락거리며 관리하고 있다. 가끔은 연결된 컴퓨터를 통하여 음악을 즐겨 듣다가 함께 듣고 싶은 사람이 생각나기도 하지만, 음악파일을 퍼서 보내는 방법까지는 익힐 엄두를 내.. 나의 수필세계 2010.03.31
생일 서정 형제자매들이 모두 모였다. 고향 가까운 시골에 살고 계시는 누님 두 분을 비롯하여 형수님 세분에 동생까지 해서 7남매가 빠짐없이 한자리에 모이는 사상 초유의 상황이었다. 물론 이 세상에 계시지 않은 형님들의 자리는 형수님들이 대신 차지하셨다. 한 지붕 아래서 태어나 자랐지만 시집가고 장가.. 나의 수필세계 2010.02.10
[수필] 아직도 무섭나? 아직도 무섭나? 늦여름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뜨거운 태양이 서산으로 떨어지는 일몰의 시간. 범종루 앞에는 사물을 관람하려는 관객들이 몰려들어 있었다. 범종루 너머 바라보이는 영축산 하늘에 저녁노을이 곱다. 어둠이 깔리기는 아직 이른 시각, 시작한다는 예고도 없이 대북소리가 울려 퍼진다. .. 나의 수필세계 2009.08.30
감천강에서 꾸는 꿈 유럽여행에서 흔히 들리는 곳이 프랑스 파리 시내를 동서로 관통해 흐르는 세느강이다. 세느강 강변에는 노트르담 대성당을 비롯하여 고풍스러운 건물들이 즐비하다. 에펠탑이 만국박람회를 기념하여 만들어진 근대화의 상징이라면 세느강은 파리를 낭만의 도시가 되게 하였다. 노트르담 성당의 웅.. 나의 수필세계 2009.08.04
강변에서 얻은 두덩이 행복 강변에서 얻은 두덩이 행복 최근 중앙고속도로를 타고 의성, 안동을 거쳐 문경까지 다녀올 기회가 있었다. 용무를 마치고 출발지점 대구로 돌아올 때는 중부내륙고속도로를 이용하지 않고 상주에서 낙동강을 따라오는 국도를 택했다. 안동댐에서 수위를 조절하고 있는 탓에 강물이 적당하게 흐르고 .. 나의 수필세계 2009.0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