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약속 ‘싱가폴할머니’는 올해 87세로 본명이 ‘마리얌’이다. 해방 이듬해인 1946년 나이 26살 때 사랑하는 남자를 따라 우리나라에 들어왔다고 하니 62년 전의 일이다. 마리얌 할머니와 그 가족이 62년 만에 만나는 사연을 텔레비전으로 보면서 세월이 흘러도 결코 지워지지 않는 가족애가 오래도록 가슴속.. 나의 수필세계 2007.10.05
연꽃잎 가족간 생이별로 인한 아픔에 있어서는 지구상 그 누구도 우리를 따라오지 못할 것이다. 여러 해 전 남북 이산가족 찾기 프로그램을 통하여 이미 충분히 증명되었다. 가족은 물론이고 친척이나 친지 중에 직간접으로 관계되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나도 연일 계속되는 생방송을 보면서 얼마나 울었는.. 나의 수필세계 2007.08.27
쿠알라룸푸르 경기장 운동선수가 못된 나는 경기의 관전을 좋아한다. 그것도 경기장에 나가서 열광적인 태도로 관전하는 것이 아니라 기껏해야 텔레비전 앞에 앉아 박수치고 목청을 높이면서 응원하는 정도가 전부이다. 대결하는 양 팀 중에서 모교, 동향 등 손끝만큼이라도 인연이 있는 팀을 우리 편으로 삼아 이기면 뛸 .. 나의 수필세계 2007.08.05
검은 눈동자가 예쁜 여인 말레이시아의 국교는 우리가 흔히 회교라고 부르는 이슬람교이다. 거리에 나가면 콧수염이 상당한 남자의 뒤를 천으로 머리를, 또는 전신을 가리고 있는 부인이 뒤따르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한명이 아니라 더러는 몇 명의 여인이 뒤따르고 있는 경우도 있다. 일부다처제가 허용되는 나라라고 하니.. 나의 수필세계 2007.08.03
목백일홍 앞으로만 내닫는 세월. 고향집 초가마당을 꽃상여가 지나간 날이 언제던가. 어느 새 봉분은 잔디가 파릇해졌다. 태어났다가 영원히 떠나는 일도 금방인데 하물며 묘뜰에 잔디가 살아붙는 일이사 눈깜짝할 새 아니겠는가. 단옷날 올라간 산. 인생무상을 씹으며 내려오는 길에 아내가 어깨를 나란히 해.. 나의 수필세계 2007.07.19
추억의 땅 선산 선산 서쪽 오리쯤에 고찰 죽장사가 있다. 대웅전을 비롯한 건물은 근래 들어 지어진 것들이지만 앞마당에는 국보 130호로 지정된 웅장한 5층 석탑이 있어 자비의 숨결이 천년이나 머물러 있다. 멀리 신작로에서도 바라보이는 석탑은 마을의 자부심이었다. 낙동강 건너 도개면에 모례가 살았던 집의 우.. 나의 수필세계 2007.06.20
친구와 전우 영화 『친구』가 생각난다. 80년대 초에 사라진 교복에 대한 향수를 되살리는가 하면, ‘함께 있을 때 우린 아무 것도 두려울 게 없다’며 또래들 간의 의리를 생각하게 하는 이 영화는 한동안 친구 신드롬을 만들기도 했었다. 학교에서는 훔친 플레이보이지를 보는가 하면, 이소룡 흉내를 내며 의기투.. 나의 수필세계 2007.06.07
완두콩 연가 어제는 지방의 한 중소도시에 용무가 있어 갔었다. 마침 자투리 시간이 있어 그 곳의 재래시장에 들렀다. 장꾼도 별로 눈에 뜨지 않는 시각이라 그런지 참외, 토마토가 졸린 눈을 껌벅거리며 좌판을 지키고 있었다. 시들어가는 과일보다는 풋마늘이며 배추에 눈이 갔다. 그러나 내 눈길을 놓지 않는 것.. 나의 수필세계 2007.05.28
선생님 전상서 푸른 오월입니다. 누구에게나 선생님이 존재하고 있겠지만 저에게 있어 선생님은 학교에서 지식을 가르쳐 주신 데 그치지 않고 인생길 고비마다 삶의 양식을 주셨습니다. 교문을 나선지 수 십 년이 지난 지금도 선생님의 가르침은 내 삶의 기둥이자 힘의 원천으로 자리매김 되어 있습니다. 이 푸른 오.. 나의 수필세계 2007.05.08
유배지에서의 사랑 공항을 빠져나오니 한 줄로 늘어선 택시들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맨 앞의 택시에 올라서는 삼성혈(三姓穴)로 가지고 하였다. 기사는 자신을 ‘전주이씨’라고 밝히면서 몸에 밴 관광안내를 시작한다. “제주도 토박이 양반은 삼성혈에서 태어난 고(高)·부(夫)·양(梁)씨 뿐입니다. 그러니 제주도에 .. 나의 수필세계 2007.0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