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해 전에 사이판에 갔을 때가 생각납니다. 공항에 내려 시내로 들어오는 길 양편에 붉은 꽃이 핀 가로수가 대단했습니다. 나로서는 처음 보는 나무고, 꽃이었습니다. 원래 이름은 Flame Tree라 합니다. 최근에 생각이 나서 알아보니 호주오동나무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그냥 불꽃나무라 해야겠지만 나는 진홍나무라 이름지어 주었어요. 사이판에는 세계2차대전 당시 일본군 사령부가 있었는데 전쟁 막바지 미군에 밀리고 밀린 일본군들은 항복을 거부하며 절벽에서 바다로 뛰어들었다고 합니다. 뛰어내리기를 주저하는 사람들은 손발을 묶어서 떠밀었답니다. 그 중에는 징병으로, 정신대로 끌려왔던 한국의 젊은 남녀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자살절벽에서 내려다보니 포말을 만들며 일렁이는 파도가 대단했습니다. 번쩍하며 불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