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초 [2018.2.21. 조선일보 만물상] 0.01초 아주 긴 시간을 '겁(劫)'이라고 한다. 하늘의 선녀가 천년에 한 번 땅에 내려와 집채만 한 바위를 옷깃으로 한번 스치고 올라간다. 그렇게 해서 바위가 다 닳아 없어지는 데 걸리는 시간이 겁이다. 반면 아주 짧은 시간을 찰나(刹那)라고 한다. 산스크리트.. 보통생각 2018.02.23
팔공산 눈 벌써 여러 날이 지났건만 그놈의 기침은 나를 놓아 줄 기색조차 없다. '옛다, 모르겠다. 팔공산에나 가보자' 하며 나섰다. 대구에 모처럼 찔끔 내린 눈은 응달진 곳을 제외하고는 완전히 녹고 없는데 와촌으로 해서 올라가는 길, 온통 설국이 고스란히 맞아준다. 반갑고 고마웠다. 한참 눈.. 보통생각 2018.01.13
일출 지평선을 밝히며 솟아오른 태양이 거대한 계곡을 비추던 순간, 나도 모르게 박수를 치며 환호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2018년 한 해도 그랜드 캐년의 일출처럼 신비롭고 장엄하게 맞을까 합니다. 보통생각 2017.12.24
주형이네 누리 나는 (집에서 키우는) 개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데 외손자 주형이와 그 애 엄마는 다르다. 어느날 나의 강력한 반대를 무릅쓰고 개 한마리를 입양하였다. 길거리에 버려졌던 것이라면서 집안에 들여와서는 이름을 '누리'라 지어주고 물고빨고 생 난리다. 주형이는 누리를 제 동생이라 .. 보통생각 2017.08.21
남자의 울음, 남자의 눈물 [2016.9.8, 조선일보, 윤희영의 News English] 남자의 울음, 남자의 눈물 남성성에 관해 가장 굳게 자리 잡은 관념(the most firmly entrenched notion) 중 하나는 울지 않는다는 것이다. 남자는 모름지기 평생 딱 세 번, 태어날 때와 부모 돌아가셨을(pass away) 때, 나라를 잃었을(lose their country) 때만 운다고 .. 보통생각 2016.09.30
물리 선생님이 생물 선생님과 헤어진 이유 [2016.9.29, 조선일보, 윤희영의 News English] 물리 선생님이 생물 선생님과 헤어진 이유 소슬한 가을바람(a bleak autumnal wind) 불어오니 애인 없는 청춘 남녀 옆구리 시려진다. 쌀쌀해질수록(get chilly) 절실함이 더해진다(feel it in their bones). 날씨가 두뇌에 영향을 미쳐(affect the brains) 이성에 대한 반.. 보통생각 2016.09.30
나무에서 배우는 인생 교훈 [2016.9.26, 조선일보, 윤희영의 News English] 나무에서 배우는 인생 교훈 가을은 또 다른 봄이다. 잎들이 꽃이 되는 제2의 봄. 그들도 얼마 안 가서(before long) 지게 될(fall from the trees) 것이다. 나무는 아무리 높이 올라가도, 떨어지는 잎들(falling leaves)은 뿌리로 돌아간다. 그런 미덕이 있다. "나무.. 보통생각 2016.09.30
일단 떠나고 싶다 덥고 짜증나는 일상을 일단 덮고 떠나고 싶다 조용한 바닷가에서의 휴식은 꿈에서나 이루어질까. 바람불면 대나무소리 서걱서걱 들려오고 잔잔한 바다에서는 행복의 파도가 일렁거리며 다가오겠지. 모닥불에 작은 마을의 어부가 줏어온 조개라도 올려놓고 소주잔을 기울이면 세상이 온.. 보통생각 2016.07.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