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집에서 키우는) 개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데 외손자 주형이와 그 애 엄마는 다르다.
어느날 나의 강력한 반대를 무릅쓰고 개 한마리를 입양하였다.
길거리에 버려졌던 것이라면서 집안에 들여와서는
이름을 '누리'라 지어주고 물고빨고 생 난리다.
주형이는 누리를 제 동생이라 하고, 딸아이는 작은애라고 한다.
참 기가 막혀 말도 나오지 않는다.
녀석은 나를 만나면 사납게 소리지르면서 달려든다.
기겁하며 "빨리 데려가지 않고 뭐하느냐"며 나도 소리를 지른다.
수시로 옆으로 다가와서는 나의 냄새를 맡기도 한다.
그 때마다 나는 깜짝깜짝 놀란다.
주형이는 개와 끝없는 신경전을 벌리고 있는 나에게
제 동생 누리를 그려달라고 한다.
개 그림은 못 그린다며 꼬리를 내리다가 마지못해 그렸다.
온 식구들이 좋아 죽겠다는 표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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