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9.26, 조선일보, 윤희영의 News English]
나무에서 배우는 인생 교훈
가을은 또 다른 봄이다. 잎들이 꽃이 되는 제2의 봄.
그들도 얼마 안 가서(before long) 지게 될(fall from the trees) 것이다. 나무는 아무리 높이 올라가도, 떨어지는 잎들(falling leaves)은 뿌리로 돌아간다. 그런 미덕이 있다. "나무는 자기방어는 할지언정(except in self defense) 결코 자동차를 들이받지 않는다"는 격언도 있다. 그 무엇도 먼저 도발하지(take the first shot) 않는다. 제자리를 지킬 뿐, 누구에게도 해를 끼치지(cause harm) 않는다. 그래서 나무에서 인생 교훈을 얻는다는(learn life lessons) 사람도 있다.
가문비나무(spruce)는 습기가 많은 지역(areas with abundant moisture)에서 자라는 수종이다. 그런데 건조하고 돌투성이인 산비탈에(on a dry and stony slope) 뿌리를 내린 것들도 있다. 또래들보다 훨씬 안 좋은 조건을 견뎌야(withstand far worse conditions) 하지만, 그 심한 여름 가뭄에도 생존하는 법을 터득해간다(teach themselves to survive a severe summer drought). 바로 머리 위에서 작열하는 태양에도 굳건히 버텨낸다(hold out firmly). 굴곡져도, 절대 삶을 포기하지 않는다(never give up on life).
나무도 어릴 때는 어미 나무에 의지하느라(lean on mother tree) 굵고 견고한 몸통을 키우지(grow a thick and sturdy trunk) 않는다. 어미 그늘에서만 자라다 보니 이파리가 빛에 민감하고 연약한(be sensitive to light and tender) 상태에 머물러 있다. 그러다가 어미가 나이 들어 죽고 나면(die from old age) 숲 위로 휑하니 구멍이 생겨 햇빛을 직격탄으로 맞게 된다(suffer a direct hit from the sun). 그제야 비로소 가냘픈 뿌리로 뒤뚱거리는(wobble on their own feeble root)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다.
모진 바람 견디느라(bear up against a fierce wind) 줄기에는 고통스러운 미세한 구멍들(painful micro-tears)이 생겨난다. 그 상처들을 꿰매가며(sew up the wounds) 꺾이고 쓰러지지 않을 지지대를 다져간다(strengthen its support structure). 머리 위로 쏟아지는 강한 광선을 이용해(take advantage of it) 줄기 키워나가는 법도 배워간다. 그렇게 홀로서기를 하는데 낙엽수(deciduous tree)는 최소한 2년, 침엽수(conifer)는 훨씬 더 오래 걸린다. 사람의 인생처럼 나무의 굵기와 튼튼함도 이런 일련의 아픔과 고통에 대응하는(respond to a series of aches and pains) 과정을 얼마나 꿋꿋이 견디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신문 용지는 뉴스와 정보를 바른 죽은 나무(dead trees with news and informations smeared on them)의 한 단면이다. 그래서 거기에 가득한 부정부패 소식들은 어렵사리 살다간 나무들의 최후마저 욕되게 한다는 원망을 들어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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