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자국 가족 [2013.12.9, 조선일보, 가슴으로 읽는 동시] 발자국 가족 쌓인 눈 위를 아빠가 걷는다 움푹움푹 아빠가 만든 발자국 안으로 엄마가 발을 디뎌 따라간다 엄마가 디딘 발자국 그대로 나도 발을 디뎌 따라간다 아빠 발자국이 엄마 발자국을 엄마 발자국이 내 발자국을 꼭꼭 껴안는다 우리 가족.. 초대.추천 문학작품 2013.12.09
놋세숫대야 놋세숫대야 아직도 고향집엔 놋세숫대야가 있다 늙수그레한 어머니처럼 홀로 남아 있다 물을 비우듯 식구들이 차례로 떠나고 시간은 곰삭아 파랗게 녹슬었다 어머니, 볏짚에 잿물 발라 오래도록 문지르면 다시 환하게 밝아오던 그때처럼 추억은 때로 보름달처럼 둥글고 환하다 가만가.. 초대.추천 문학작품 2013.09.26
무논의 책 [2013.6.21, 조선일보] 무논의 책 아버지는 멋진 책을 잘 만들었다 봄과 여름 사이 오월의 논에 아버지 산골짝 물 들여와 소와 쟁기로 해마다 무논의 책 만든다 모내기 전의 무논은 밀서(密書)다 하늘과 땅이 마주보는 밀서 속으로 바람이 오고 구름이 일어나고 꽃향기 새소리도 피어나는 무.. 초대.추천 문학작품 2013.06.21
'이름 모를 꽃'이 어딨노! [2013.6.4, 조선일보 김민철의 꽃이야기] '이름 모를 꽃'이 어딨노! 1978년 가을 천리포수목원 설립자인 고(故) 민병갈(Carl Miller) 원장의 눈이 반짝였다. 전남 완도에서 수목원 직원들과 자생식물을 탐사 중이던 그의 앞에는 붉은 열매에 작은 가시 잎사귀가 달린 특이한 호랑가시나무가 있었.. 초대.추천 문학작품 2013.06.04
커피에 관한 추억 / 목성균 “음-. 이 맛-.” 커피 잔을 들고 그윽하게 말하는 안성기의 커피 시에프 대사를 나는 실감하지 못한다. 커피의 참 맛을 모르기 때문이다. 나는 커피의 참 맛을 모르는 것은 물론, 알려고 하지도 않는 커피문화의 무뢰한이다. 그러면서 하루 서너 잔의 커피를 마신다. 물론 인스턴트 커피다.. 초대.추천 문학작품 2013.03.14
꿈으로 흐른 3월의 강 꿈으로 흐른 3월의 강 - 견 일 영 - 꿈을 리얼하게 묘사한 것은 김만중의 소설 구운몽(九雲夢)이다. 성진이 꿈과 세상을 서로 구별한 데 대하여 육관대사가 허망한 꿈과 참이 크게 보면 같은 것이라고 한 것이 이 소설의 주제가 된다. 구운몽의 내용을 유불선(儒佛仙) 삼교(三敎)의 종교적 코.. 초대.추천 문학작품 2013.02.20
아이들의 삶도 가볍지 않다 [2012.12.14, 조선일보] 아이들의 삶도 가볍지 않다 "울보 외손녀 가까이서 보기 위해 서울 떠나려던 노후 생활도 포기 육아전쟁 속 커가는 모습에 행복… 초등 3학년, 난데없는 ‘가출 소동’ 빡빡한 일과로 스트레스 받았나 날개 펴고 창공을 훨훨 날았으면" 임채수 / 청소년자연과하나되기.. 초대.추천 문학작품 2012.12.14
출가 [2012. 대구일보 주최 경북문화체험 수필 공모 대상] 출 가 박시윤 푸르스름한 새벽을 밀고 들어오는 반짝이는 햇살이 갓난아이 얼굴처럼 익살스럽다. 흐릿해져 버린 추억을 상기시키듯 애틋함이 묻어 있어 더욱 그런 것만 같다. 주울 수만 있다면 호주머니 한가득 담아두고 그리울 때마다.. 초대.추천 문학작품 2012.11.01
늦가을에 보내는 편지 [2012.10.31, 조선일보] 늦가을에 보내는 편지 수필가 김사랑 새벽 안개 자욱한 산책로를 거닐며 당신을 추억합니다. 여기저기 눈에 들어오는 실버요양원의 간판이 아버지 당신을 더욱 그립게 합니다. 거미줄에 내려앉은 작은 수정구슬이 실바람에 흔들리니, 멀리 떠났던 추억들이 내 안으.. 초대.추천 문학작품 2012.10.31
참외는 참 외롭다 [2012.8.2, 중앙일보] 참외는 참 외롭다 김서령 : 오래된 이야기 연구소 대표 참외의 ‘외’는 둘이 아니라는 뜻이다. 외아들·외딴집 할 때의 그 ‘외’다. 영어로도 참외는 ‘me-lone’이다. “Are you lonesome tonight?” 할 때의 그 ‘lone’이니 역시 ‘혼자’라는 뜻이다. 한자의 외로울 고(孤)자.. 초대.추천 문학작품 2012.0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