찔레꽃필무렵 / 목성균 찔레꽃이 피면 나는 한하운처럼 울음을 삭이며 혼자 녹동 항에 가고 싶어진다. 가도가도 끝이 없는 누런 보리밭 사이로 난 전라도 천리 길을 뻐꾸기 울음소리에 발 맞추어 폴싹폴싹 붉은 황토 흙먼지 날리며 타박타박 걸어가고 싶다. 거기까지 가는 길이 얼마나 멀고 서러운 길인지 알고 싶다. 찔레꽃 .. 초대.추천 문학작품 2009.04.17
나비의 낮잠(김월희, 퍼온글) 사람이란, 무용해 보이는 것에서도 의미를 창출해 깊이를 더할 줄 아는 존재다 낮잠에도 품격이 있다? 공자는 낮잠을 즐기던 제자 재여에게 "넌 똥 같은 존재야!"며 호되게 몰아붙였지만, 낮잠도 무엇을 얻느냐에 따라 '고품격'이 될 수 있다. 장자의 낮잠을 보자. 어느 날 잠깐 꾼 낮잠에서 그는 나비가 .. 초대.추천 문학작품 2009.04.14
벌써 봄인가? 아직은 추운 날. 창가에 둔 난분에 꽃대 하나가 올라왔다. 고맙게도 달포간이나 피어 그윽한 향기를 내뿜었다. 저도 입 다물고, 나도 침묵한 채 눈길만 주고받았지만 우리 둘은 행복했다. 마주하고 있는 순간이 그냥 한없이 좋았다. 어느 날부턴가. 그 꽃이며 꽃대가 말라비틀어지기 시작하더니 오늘 .. 보통생각 2009.0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