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 첫날에
세월의 강물에 실려 무심히 흘러가는 시간을 느끼며
마음을 가다듬고 한 생각이 젖어봅니다.
'장자'에 실려 있는 우화 한 토막.
남백자기란 사람이 상구라는 지역에 가서 큰 나무를 보았답니다.
그 나무 크기가 얼마나 큰지
수레 수천대를 묶어 놓아도 그 나무가 만든 그늘 아래 들어갈 정도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나뭇가지는 구불구불하여 집 짓는 재목으로 쓰기에 힘들고,
밑동은 속이 텅 비어있어 관이나 널로도 쓸 수가 없었지요.
나뭇잎에 혀를 대면 너무 독해서 혀가 문드러질 정도였고,
냄새를 맡으면 얼마나 독한지 3일간 사람의 정신을 잃게 할 정도였다나요.
이렇게 쓸모없는 나무를 보며 남백자기는
“이 나무는 재목이 될 수 없는 쓸모없는 나무로구나(此果不材之木也).
그러나 그 쓸모없음이 이 나무를 이렇게 큰 나무로 자라게 한 것이다(以至於此其大也).”라고 외쳤답니다.
이것이 바로 무용지용(無用之用)이라는 장자의 철학입니다.
우리가 무용하다고 생각하는 것 속에
위대한 유용함이 들어 있다는 발상의 전환인 셈이지요.
일반인의 상식으로 쓸모없는 나무였기에
그 나무는 그토록 크게 자라 유용성 있는 나무가 될 수 있었던 것 아니겠습니까.
주변에 보이는 사물들이 많지만,
이것은 쓸모없는 것이고, 저것은 쓸모있는 것이라고 단정짓기 전에
그것이 쓰여질 수 있는 적재적소를 찾아보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빛나는 오월아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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