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단상

동네북이 된 나

죽장 2005. 11. 22. 18:42

신입생 모집을 앞두고

지난 봄부터,

아니 일년내내 노심초사해왔다.

학교가 소재하고 있는 지역은 물론이고,

비교적 자원이 풍부하다고 알려진 인근 타지역의 학교까지 방문하는 등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모른다.

아쉬운 소리는 점점 구걸로 바뀌어갔고,

더러는 자존심까지 버렸다.

 

처음에는 정원을 채우는 것이 목표였고

다음은 정확하게 정원만큼 원서를 받는 일이 중요하였다.

낙방하는 학생이 있어서는 안되겠기에-.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자 사정이 복잡해졌다.

우선 각 학교에서 전해오는 지원자의 변동이 잦거나 정확하지 않고,

사전 협의(?)없이 원서를 제출하는 일부 학교로 인하여

어렵게 선택하여 지원한 학생들이 떨어지게 되었으니

이를 어찌할꼬?

 

많은 인원을 확보해 달라며 사정할 때는 고자세를 보이던 사람들도

정해진 인원의 일부가 낙방할지도 모른다고 하니

거친 항의도 서슴지 않는다.

 

학생 모집을 하면서 이래저래 동네북이 되었다.

중학교 졸업예정자수보다 고등학교 입학정원이 더 많은

웃기는 현실의 한가운데 동네북이 된 내가 서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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