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단상

주왕산 소식

죽장 2005. 10. 26. 09:10
어제 주왕산에 갔더니
단풍나들이 인파며 등산인파가 넘쳤습니다.
사람들이 타고온 자동차가 길에 넘쳤습니다.
청송사과가 길에 넘쳤습니다.
생강이며, 대추가 넘쳤습니다.

1,2,3폭포를 거쳐 도달한 내원마을에는
주왕산초등학교 내원분교가 있었다고 합니다.
1970년부터 10년간 78명의 졸업생을 배출 한 후
지금은 사라지고 흔적만 남아 있습니다.

아이들도 없고, 책걸상도 없고, 칠판도 없어졌지만,
아직 그대로 있는 것도 있습니다.
아이들을 불러 모으던 종은 처마에 매달려 있고,
풍금이 있고, 마루장이 있습니다.
나무토막을 태워 꼬마들의 언손을 녹여주었을 난로가 있습니다.
또한 학교와 마을, 집들의 경계였거나
골목구실을 했던 돌멩이들도 그냥 있었습니다.
갈대꽃은 더욱 무성히 피어 바람을 일으키고 있었습니다.

어제 주왕산에서
사람, 사람이 타고 온 자동차 같은 일상적인 것들과,
농부들이 갓 수확해온 사과, 대추, 생강 같은 계절품목들을 만났습니다.
사실 이런 시시한 것들보다 중요한 것은
분교를 지키고 있는 학교종, 풍금, 난로,
마을을 지키고 있는 자연석 경계, 갈대꽃,
그리고 갈대의 주인 바위와,
바위를 못살게 하고 있는 그의 이웃 맑은 물소리들입니다.

지금도 주왕산 내원분교 아이들의 목소리가 들리고
단풍을 적시며 흐르는 물소리가 들립니다.
어제 들었던 소리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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