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6.11, 중앙일보 사설]
수월성 교육과 평등 교육
수월성(Excellence) 교육은 학생을 뛰어나게 만드는 교육이다. 한국에서는 우수 학생을 국제중이나 자율형사립고·특목고에서 따로 가르쳐야 수월성 교육으로 아는데, 이는 정확하지 않다. 영국과 미국은 학생이 수준에 따라 학교를 선택하고 혜택을 다르게 누린다는 점에서 한국 통념과 비슷하다. 부유층이 다니는 사립학교는 매우 뛰어나고, 중산층 지역의 학교는 보통이고, 빈곤층 지역은 몹시 열악하다.
하지만 수월성 교육은 학교를 평준화한 나라에서도 진행된다. 핀란드와 캐나다에서는 우수 학교를 따로 만들지 않고 학교 안에서 학생들이 자기 능력에 맞춰 교육 기회를 얻고 각자 성공할 길을 보장받는다. 이때 수월성 교육은 학교 안에서 수준별 교육으로 이루어진다.
평등(Equity) 교육은 개인별로 수준을 맞춰 배려하는 교육이다. 평준화와 농어촌특별전형이 여기 들어간다. 개인 차이에 상관없이 똑같이 대우받는다는 뜻으로 알려져 있는데, 아니다. 한국 사회가 이때까지 기계적인 평등 교육만 했지 실질적인 평등 교육을 한 경험이 별로 없어서 생긴 오해다. 평등 교육은 오히려 개인별 맞춤 교육에 가깝다.
한국에서도 일부 수준별 학습을 하는데 제대로 안 된다. 학급은 수준별로 만드는데 평가는 똑같이 하기 때문이다. 상급학교 진학에 반영되는 평가를 수준별로 하지 못하니, 수업 내용 또한 수준별로 할 수가 없다. 결국 한국의 수준별 학급은 상위권 학급에만 도움이 되고, 나머지 학생에게는 오히려 해롭다. 우수 학생이 상급반으로 빠져나가 수업 분위기가 더 나빠지기에 그렇다. 교사가 수준별로 학급마다 평가를 하고, 낮은 학급에서 점수를 잘 받으면, 그것만으로 상급학교 진학을 할 수 있어야 수준별 학습이 본래 취지대로 운영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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