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2.6, 조선일보]
첫 졸업생 배출 '마이스터高'를 흔들지 말라
서울미림여정보과학고등학교 장병갑 교장
올해 배출되는 마이스터고 첫 졸업생이 산업체로 진출한다. MB 정부 교육 정책의 야심작 마이스터고의 첫 열매다. 그 열매가 알차다. 3300명이 넘는 졸업생의 100%에 가까운 취업률이다. 세계적인 대기업, 탄탄한 중견기업 그리고 비전이 있는 중소기업에 이르기까지 단순한 취업이 아니다. 저마다 마이스터고 설립 목적대로 산업 수요 맞춤형 취업으로 졸업과 동시에 실무에 투입된다.
묻지마식 대학 진학이 실속형 진학으로, 진로 선택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특성화고의 직업교육 선도 모델 역할은 중등직업교육의 새로운 방향과 비전을 보여준다. 마이스터고의 성공적인 정착을 많은 사람이 기대하며 축하의 박수를 보내고 있다.
100% 취업 역시 땀 흘린 만큼의 당연한 대가다. 단순히 마이스터고 졸업만으로 취업이 보장되는 게 아니다. 학생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물어보라. 그동안 어떤 피눈물이 있었던가를. 그야말로 '당신은 모르실 거야'다. 학생들의 속내도 모른 채 마이스터고를 귀족학교라 매도하는 일부 곱잖은 시선들은 어처구니가 없다. 또한 마이스터고가 좋은 학교라 말하면서도 정작 발령받기는 싫어한다. 근무하던 선생님들도 떠나고 싶어 하는 분들이 적잖다. 밤늦도록 학생 지도에 온 힘을 다 쏟고, 새로운 교육 과정 도입에 따른 업무는 날마다 산더미처럼 쌓인다. 하루 이틀, 한두 달이 아니라 지난 3년 내내 그랬다. 그렇다고 특별한 혜택도 없다. 제 정신이라면 기회만 되면 떠나고 싶어 하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엄청난 차별적 재정 지원을 들먹이는 입도 있다. 새 교육제도 도입에 따른 재정 지원은 당연하다. 시원한 물을 끌어올리기 위해선 마중물이 필요한 이치다. 그 마중물을 특혜라 일컬으니 딱하다. 마이스터고의 성공은 안정된 재정 지원과 구성원인 학생과 선생님들의 헌신적인 노력이라는 삼박자가 만들어낸 결과이다. 여기에 젊은 인재들을 기꺼이 채용해 꿈과 희망을 불어넣어 준 수많은 기업이 있었기에 오늘의 마이스터고가 가능했던 것이다. 그들의 사기를 북돋아주고 격려해도 부족할진대 흔들어 의욕을 떨어뜨린다면 줄기가 튼튼하게 자라기도 전에 부러질까 염려된다. 모처럼 찾아온 우리나라 중등직업교육의 새로운 희망의 등불을 꺼버리는 우를 범해서야 되겠는가. 더 이상 마이스터고를 흔들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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