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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애니, 올해가 원년

죽장 2013. 1. 2. 13:47

[2013.1.2, 조선일보]

'머털도사' 끌고 500억 들인 '넛잡' 밀고… K애니, 올해가 원년

 

'K애니'는 2013년 스크린과 TV를 통해 동시다발적으로 세계로 날아오른다. 전례가 없는 해외 진출 러시다.

한국 애니메이션 산업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일본·미국 제작사들로부터 하도급을 받아 원화를 그려주는 수준에 머물렀었다. 그러나 올해 해외로 나가는 K애니들은 우리 제작사들이 처음부터 외국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겨냥해 주도적으로 작품을 기획하고 만들며 외국 기업의 투자·참여까지 이끌어냈다. 물론 판권도 우리나라 제작사들에게 있다. 이런 식으로 만들어져 지구촌에 선보일 국산 애니메이션 작품만 10여건. 전문가들이 "올해가 사실상 'K애니의 원년(元年)'"이라며 "올해의 성과가 K애니의 앞날을 좌우할 것"이라고 하는 건 이런 배경에서다.

◇애니 양대 강국 미국과 일본을 노린다

우선 눈에 띄는 것은 미주에서 '픽사' '드림웍스' 등 세계적 애니메이션업체들의 아성에 도전하는 작품들. 올 상반기 북미 2500여 개 극장에서 개봉할 예정인 '다이노타임'(제작 토이온)은 백악기로 시간 여행을 떠난 어린아이들이 자신들을 새끼로 착각한 어미 육식 공룡 '타이라'와 함께 모험을 펼친다는 3D 애니메이션이다. 제작비 168억원. '타이라'역의 멜라니 그리피스 등 할리우드 톱스타들이 목소리 연기를 맡아 화제다. 미국 영화 배급사 클라리우스가 북미 지역 배급을 맡았다. 이 영화는 중국·유럽·중동 등 20여개국에서도 상영된다.

여름방학이나 추수감사절 시즌 북미 개봉이 예정된 '넛잡'(제작 레드로버) 역시 제작비만 500억원이 소요된 블록버스터급 애니메이션. 작은 동물들의 삶터인 '리버티 공원'에서 악당 설치류들이 겨울 식량창고인 참나무를 불태워버린 죄로 추방당한 뒤 인간 은행 강도들과 얽히며 벌어지는 소동을 그렸다. 역시 영화 '미이라'의 브랜든 프레이저 등 인기 배우들이 목소리 연기를 한다.

한국과 일본 TV에서 방영될 '카라 더 애니메이션'(제작 SBS바이아컴·DSP미디어·동우A&E)은 'K팝'과 'K애니'가 만난 작품. 인기 걸그룹 카라의 멤버 5명이 애니메이션 캐릭터로 변신하는 것은 물론 목소리 연기와 주제가까지 맡았다. 일본어 더빙 대신 한글 자막을 넣는 것도 특징.

사고뭉치 공룡의 이야기를 다룬 '곤(제작 대원미디어)'은 '애니메이션계의 올드보이' 같은 작품. 1990년대 일본 원작만화를 한국 제작사가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 일본을 제외한 세계 판권을 확보했다. 100억원을 들인 90부작 TV 애니메이션은 올 상반기부터 호주·뉴질랜드·인도 등에서 방영되며, 시즌2와 극장판도 나올 예정이다.

◇세계 최대 시장, 중국의 벽을 넘어라

2010년 국내에 유아용 TV 애니메이션으로 선보인 '뛰뛰빵빵 구조대'(제작 빅스크리에이티브)는 2008년부터 중국 차이나필름그룹과 진행된 한·중 합작의 결과물. 올해엔 눈높이를 어린이·청소년에 맞춰 제작한 시즌2와 극장판이 여름방학을 전후해 한·중 두 나라의 TV와 극장에서 상영된다. 시즌1(38억원)·시즌2(30억원)·극장판(35억원) 제작 비용은 한국과 중국이 4대 6 비율로 부담했다. 빅스크리에이티브 방형우 대표는 "중국 진출은 다른 나라보다 제작비가 절감되고 무궁무진한 시장을 확보한다는 효과가 있다"고 했다. 호기심 많은 소녀가 장난감 친구들과 겪는 모험을 그려 지난해 5월 상하이 TV 페스티벌 애니메이션 부문 최고상을 받았던 '키오카(제작 골디락스 스튜디오)', 공항 비행기들을 귀엽게 의인화한 작품으로 지난해 11월 대만에 먼저 선보인 '두리둥실 뭉게공항(제작 dps)'도 중국과 합작을 통해 올해 현지 TV에 방영될 예정이다.

어른들에게도 익숙한 장수 토종 캐릭터들의 해외 진출도 주목된다. 이두호 작가의 만화로 유명한 TV 애니메이션 '머털도사'는 23년 만의 리메이크판(제작 꽃다지)에 대해 중국 CCTV가 관심을 보이면서 수출 협상이 진행 중이다. 1970~80년대를 배경으로 한 이빈 작가의 '안녕 자두야(제작 투니버스)'도 올해 싱가포르·홍콩·광둥·대만 등의 디즈니 채널에 진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