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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졸취업, 그 성공을 위하여

죽장 2012. 12. 27. 14:52

  행인들의 발걸음이 빨라지는 세모지절이다.

  해마다 이맘때면 유명대학의 합격자 명단이 지상에 발표된다. 뒤이어 동창회, 반상회, 종친회와 같은 각종 단체나 모임에서 내건 축하 현수막들이 펄럭이는 풍경을 쉽게 볼 수 있다. 몇 회 졸업생이라거나, 누구네 몇 째 아들이라거나, 어느 집안의 몇 대 손이라며 축하를 해주고 있다.

  이런 주변의 축하분위기에 나도 기분이 좋다. 그러나 한편으로 과연 유수한 대학 입학이 인생성공의 보증수표냐 하는 점은 생각해 볼 여지가 있다. 대졸자들의 취업 관문 통과가 결코 쉽지 않은 현실을 접하면서 대학입학이 인생성공의 필수 관문이라는 인식에 일대전환의 바람이 불고 있기 때문이다.

 

  고졸 취업의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 주 「고졸성공시대 정착」이라는 이름 아래 도내의 마이스터고와 특성화고등학교의 최고관리자와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보직교사들의 모임에 함께 할 기회가 있었다. 이 자리는 고등학교 단계에서의 직업교육의 현주소를 분석하고 새 학년도에 보다 효율성을 높이려는 것으로, 산업사회의 변화를 꿰뚫고 앞서가기 위해서는 고등학교의 체제를 어떻게 개편해야 할 것이며, 이에 걸맞는 학교경영 전략은 무엇이며, 글로벌 역량을 갖춘 기술기능인재를 어떻게 육성할 것인가 하는 것들이 주된 논의의 대상이었다. 참석자들은 특성화고 지원자들의 수준이 현저하게 향상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최근 고졸취업을 보는 눈이 달라졌다.

  변화의 하나는 고등학교 교문을 나서면서 바로 산업현장에 취업을 하고 개인적인 희망과 상황에 따라 경력을 인정받으면서 진학을 하는 이른 바 ‘선취업후진학’ 체제의 정착이다. 다른 하나는 직업을 선택하는 학생들의 태도와, 학부모들의 기대가 달라졌다는 점이다. 예전에는 무작정 의사 아니면 판검사를 기대했지만 요즘은 다르다. 빵만들기와 요리하기, 피부관리와 헤어디자인, 복지 환경과 환자 간호, 골프장 도우미와 잔디관리, 애완동물과 승마용 말의 관리 등 스스로의 소질과 특기를 살리거나 평소 좋아하는 분야를 직업으로 갖고 싶어 한다. 또 부모들도 이를 인정하고 있다.

 

  지금부터의 과제는 무엇인가.

  우선은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로의 진로지도가 중요하다. 단순한 상급학교로의 진학이 아니라 평생의 직업선택과 직결되어 있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특성화고등학교에서는 졸업생들이 갈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를 확보해야 한다. 산업계에서는 이들 고졸취업자들의 전문성을 인정해주고 승진이나 임금분야에 불이익이 없도록 시스템을 정비해야 할 것이다. 바야흐로 바람이 불고 있는 고졸성공시대의 정착을 위해서는 학교에서는 우수인력을 양성 배출해야 하고, 그들을 받아들이는 산업사회는 글로벌 인재로 성장할 수 있는 토양을 만들어야 한다.

 

  유난히 추운 연말이다.

  특성화고등학교 재학생들이 산업체 뿐 아니라 국가공무원이나 국영기업체에 당당히 합격하고 있다. 상당수 재학생들이 일본, 중국은 물론이고 미국과 캐나다, 그리고 호주에도 진출해 있다. 내년도 국내 주요기업들의 대졸신입사원 채용인원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텔레비전 자막에 눈길이 간다. 고졸취업 그 성공시대가 눈앞에 다가왔음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