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생각

잘 못 쓰이고 있는 칭호

죽장 2011. 12. 16. 17:18

잘 못 쓰이고 있는 칭호

[평택시민신문, 박준서]

 

□ 선생(先生)님

선생(님)은 교사 또는 교수의 존칭이다. 교사는 초, 중, 고에서 학생을 가르치고 지도하는 사람을 가리키며, 교수는 대학에서 학술을 가르치는 사람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이렇듯이 선생은 남을 가르치거나 자기보다 도를 먼저 깨우친 사람을 일컫는 말이었으나 지금은 어떤 분야에서 많이 알거나 학식이 높고 뛰어난 사람을 높여 부르거나 상대방에 대한 경칭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일반적이 되었다.

우리가 흔히 쓰는 ‘사부(師父)’라는 말은 스승을 높여 부르는 말로 예전에는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라 하여 임금과 스승과 부모의 은혜는 같다고 하였다. 스승을 부모와 같이 여겼고 존경하여 그림자도 밟지 않았으며 이름도 함부로 부르지 않았다. 이름을 말해야 할 때는 자기 부친의 함자를 말해야 할 때와 마찬가지로 ‘○자, ○자, ○자 쓰시는 분이 스승님입니다’라고 하였다.

이렇듯 존경받아야 할 선생님이 오늘날에는 가정에서 밥상머리 교육이 사라지고 공교육이 붕괴되면서 예도가 무너져 스승의 권위가 땅에 떨어져 선생의 이름을 친구 이름 부르듯이 ‘○○이’하는 것은 양반이다. ‘걔, 아저씨, 아줌마’ 등으로 부르기도 하며 과목 이름을 붙여 ‘국어가, 수학이’라고도 한다. 심지어는 ‘개밥 그릇, 돼지, 고구마’ 등 별명, 속어, 은어로 지칭하고 흉을 보는 것은 예사고 면전에서 욕설에 구타까지 서슴지 않는다. 이는 입시 위주의 학교교육과 가정에서의 예절교육 부재로 나밖에 모르는 아이로 키우는 잘못된 양육 등 복합적인 원인이 있을 것이다.

선생(님)은 존경의 대상이지 결코 비하나 경멸의 대상이 아니다. 호칭부터 이사람 저사람 아무에게나 호칭을 붙이기가 마땅치 않을 때 으레 선생님으로 부르고 있는 것은 삼가야 할 것이다.

 

□ 사모(師母)님

사모님 남발시대다. 사모는 본래 스승의 아내를 일컫는 말이고 사모를 높여서 부르는 말이 사모님이다. 이제는 스승의 아내뿐만 아니라 윗사람의 아내를 일컫는 말로 광범위하게 쓰이고 있으며 심지어 기혼의 부인이면 아무에게나 사모님이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 친목회나 반상회, 동문회 등 각종 사회활동 모임에 여성들이 활발하게  참여하면서 자기 대변의 목소리가 커져서인지는 몰라도 모두들 사모님으로 대접받기를 원하고 있다. 사장부인도, 통반장부인도, 각종모임의 회장부인도, 실업자의 부인도 모두가 사모님이다. 여기에 한술 더 떠 스스로 자기를 “○사모예요” 하는 젊은 부인도 있어 기혼 여자들은 다 사모님인가 싶을 정도다.

한때는 친족간의 호칭으로 쓰였던 ‘아저씨, 아주머니’가 윗세대 어른에 대한 호칭으로 변하여 사회적 호칭으로 자리 잡았고 친근한 이미지를 주었는데, 지금은 이 정답고 친근한 호칭이 왠지 비하의 느낌을 주고 듣는 당사자들조차 거부감을 갖고 있다. 실제로 중소 업체에 근무하는 직원이 어느 날 사장의 부인이 오셨기에 친근하게 “아주머니 오셨습니까?” 했더니 그 분의 안색이 바뀌어서 당황했고, 다음날 사장으로부터 “앞으로 우리 집사람에게 사모님이라 부르라”고 한 말씀 들었다고 한다.

사모님을 본래의 의미대로 사용하자면 스승의 부인이나 교사, 교수, 학자, 종교 지도자 등 가르침을 주는 이나 학예가 뛰어난 이들의 부인을 높여 부르는 말로 쓰여야 할 것이나 현실적으로는 윗사람의 부인에 대한 존칭으로 더 많이 쓰이고 있다.

호칭문화가 시대의  흐름으로 변하여 윗사람의 부인을 사모님으로 부르는 것을 받아들인다 하여도 모든 기혼여성, 심지어 갓 혼인한 젊은 새댁에까지 지위가 높다하여 사모님으로 부르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여겨진다.

전통적으로 남의 아내에 대한 부름말은 ‘부인’이다. 부인이란 남의 아내의 높임말로 고상하고 품위 있는 말이며 ‘아주머니’ 또한 친근하며 다가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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