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생각

뱃짱

죽장 2011. 2. 21. 15:50

 

봄을 기다린다.

뭐 좋은 일이 특별히 있어서가 아니다.

따지고 보면 좋은 일은 하나도 없다.

거저 나이 한 살 더 먹는 일 뿐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기다린다, 오는 봄을-.

 

겨울을 이기고 내미는 싹들의 생명력은 언제 봐도 좋다.

그들만의 잔치에 초대받지 않아도 나는 기꺼이 간다.

내 나이가 그런 뱃짱을 만들었다. 

이제 곧 내 작은 뜰에 봄이 오면 나가리라.

꽃그늘 잎그늘에 퍼질러 앉아 마실 막걸리병을 들고.

새우깡 안주라도 있으면 좋지만 없어도 그만이다.

 

봄 너 한잔

세월 나 한잔.....

봄에 취하고, 막걸리에도 취하고

그러다가 낮잠이라도 몰려오면 또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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