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도 이슥해진 시각.
텔레비전을 끄니 달빛이 마루 가득 쏟아져 들어옵니다.
베란다 건너있는 하늘에서
오래 잊고 살았던 달이 내려다보고 있었습니다.
정월 보름이 지난 지 겨우 며칠 째이니
하현달치고는 꽤 큰달이었습니다.
얼른 방석 2개를 창 가까이에 내어왔습니다.
집사람이 슬며시 옆에 앉았습니다.
전등스위치를 내렸습니다.
멀리에는 도회지를 밝히는 불빛이 반짝이고,
자동차들이 달려가는 소리는 묵음으로 전해옵니다.
달빛이, 마루를 밝힌 달빛이 가슴에 흘러듭니다.
“참 오랫만이네, 이런 풍경"
"그렇지, 옛날엔 참 좋았는데"
어느 새 우리는 먼 옛날의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벌떡 일어섰습니다.
소리를 내며 달려드는 달빛을 카메라에 담아두고 싶었습니다.
카메라에 달빛을-.
[사진 솜씨가 서툴기는 해도 가슴팍으로 밀려드는 달빛은 느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