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생각

석전대제

죽장 2011. 3. 15. 17:56

 

인동향교는 공자를 비롯한 중국 5성(五聖)과,

중국 송나라 2현(二賢)인 정호, 주희,

그리고 설총, 최치원 안향 등 우리나라 18현(十八賢)까지

모두 25현의 위패를 모신 곳이다.

석전대제는 매년 봄과 가을에 각각 1회씩 거행하는 행사로

음력 2월과 8월의 丁자가 들어가는 초일인 상정일(上丁日)에 봉행하고 있다.

 

석전대제일이었다.

명륜당(明倫堂) 대청에는 모시나 삼베 도포에 관자를 두르고

의관을 정제하신 어른들이 좌정해 계셨다.

처마 밑에 산수유가 병아리부리 같은 꽃잎을 내밀고 있는 삼월이지만

마룻장으로 달려드는 바람은 차가웠다.

맑은 얼굴에 위풍이 서려있는 자태를 보면서

고고한 선비의 모습을 어렵지 않게 연상할 수 있었다.

 

마당에는 젊은 유생들은 각기 복장을 갖추고

바쁘게 맡은 소임을 다하고 있었다.

준비가 끝나자 관복으로 갈아입은 헌관들이 모습을 드러내었다.

관모에서부터 신발까지 끼고 혁대에 주렁주렁 구슬을 꿰어 단 

당당한 기풍이었다.

 

명륜당을 나와 대성전(大成殿)으로 들어섰다.

집례자의 홀기에 따라 순서가 이어졌다.

이 석전제는 중요무형문화재 제85호라 한다.

대제는 초헌관이 향을 피우는 것을 시작으로

초헌례, 아헌례, 종헌례, 분헌례, 음복례, 철변두 등의 순서로

전통적인 모습이 고스란히 재현되었다.

 

입구의 안내판에,

인동향교는 현유(賢儒)를 배향하고 지방의 중등교육과 지방민의 교화를 위하여

고려 말, 1390년(공양왕 2) 황상동 어운산 아래에 창건되었으며,

1592년(선조 25) 임진왜란으로 인해 소실(燒失)되었었고,

1601년(선조 34)에 안태동 옥산으로 이건(移建)하였으나 지반이 무너져

1634년(인조 12)에 인의동으로 이건하였다가

도심 확장으로 1988년에 현 위치로 옮겼다고 적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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