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살고 싶은 것은 인간의 기본 욕망이며 너무나도 당연한 바램입니다. 요즘 한국인의 평균수명이 80살에 육박하고 있다는 통계를 보면 평균수명 100세의 꿈은 그리 멀어 보이지 않습니다. 불과 몇 십 년 전과 비교하여 2배 이상의 수명을 살고 있다고 생각하면 두 번의 인생을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오래 산다는 것은 정말 인간의 희망이자 꿈입니다. 그러나 오래 산다는 것이 그리 좋은 일만은 아닐 수도 있다고 합니다. 오래 살다 보면 좋은 일도 많지만 못 볼 것도 보게 되고, 오래 살수록 망신스러운 일을 많이 겪을 수도 있기 때문이죠.
장자(莊子) 천지편(天地篇)에는 장수한다는 것은 한편으로 욕된 일도 많이 겪을 수 있다는 뜻의 수즉다욕(壽則多辱)이라는 구절이 나옵니다.
장수할 수자, 壽則, 오래 살게 되면 다욕이라!
많을 多자에 욕먹을 辱자, 욕먹는 일도 많아진다는 뜻입니다.
가끔 나이 많으신 분들이 내가 너무 오래 살아서 못 볼 것을 본다고 이야기 하시는 것을 보면 장수한다는 것이 그리 행복한 일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장자에 나오는 수즉다욕의 이야기는 이렇습니다. 요(堯)임금이 전국을 돌아다니던 중에 화(華)라는 국경지역에 이르자 그곳의 관원이 공손히 맞으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임금님! 장수하시오소서.
그러자 요 임금은 미소를 지으며 이렇게 답했죠.
나는 장수하기를 원치 않네. 왜냐하면 壽則多辱이라! 오래 살면 욕된 일이 많기 때문이지.
요즘 노인들과 젊은이들의 갈등이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앞으로 세대 간의 갈등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하는데요. 수즉다욕이라! 정말 장수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늙어 가느냐가 더욱 중요한 시대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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