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고전(박재희교수)

참모의 유형

죽장 2010. 11. 17. 14:43

 

중국 역사를 살펴보면 신하로서 주군을 모시는 유형은 다양합니다. 자신이 모시는 리더가 그릇이 못 된다고 하여 다른 리더를 찾아 떠나는 사람도 있었고, 어떻게 하든 옳은 길로 인도하는 것이 신하의 역할이라고 생각하여 끝까지 남아 주군을 올바른 길로 인도하는 신하도 있었습니다. <맹자>에 보면 춘추전국시대 4명의 능력 있는 참모를 선정하여 그들의 행동 유형을 자세히 비교하고 있습니다.

 

첫째 ‘독야청청(獨也靑靑)’ 형입니다.

나 홀로 고결한 절개를 지키며 살리라! 쿠데타로 성공한 군주 밑에서는 신하가 될 수 없다고 수양산에 들어가 고사리 캐 먹다가 아사(餓死)하였다는 백이(伯夷)가 이런 인물형입니다.

 

둘째 ‘천하자임(天下自任)’ 형입니다. 오로지 조직의 생존을 위하여 어떤 군주 밑에서도 견딜 수 있다는 유형이지요. 대표적인 인물은 탕(湯)임금을 도와 쿠데타를 통해 은(殷)나라를 세우는데 공을 세웠던 이윤(伊尹)입니다.

 

셋째 ‘화합안정(和合安定)’형입니다. ‘이런들 어떻고 저런들 어떠하리’ 형인데요. 대표적인 인물은 노(魯)나라의 현자 유하혜(柳下惠)입니다. 화합과 안정을 위하여 어떤 상황에서도 나를 잃지 않고 견디어 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넷째 ‘시중선택(時中選擇)’형입니다. 대표적인 인물은 공자(孔子)입니다. 상황을 정확히 분석하여 자신의 거취를 유연하게 선택하는 인물형입니다.

 

맹자는 이 4사람의 인물평을 하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이들은 모두 나름대로 성인(聖人)의 품격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공자는 성인 중에 때 시자, ‘시(時)’를 가진 사람이다.’ 가고 머무름이 자유롭고, 어떠한 고정관념에도 메어있지 않고 자신의 가치를 기준으로 시중(時中)의 도(道)와 중용(中庸)의 덕(德)을 실천하며 산다는 것, 요즘 인생을 살아가는 방법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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