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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제2의 전성기'

죽장 2010. 6. 22. 07:52

[조선일보, 2010.6.21, 조형래 IT팀장의 '심층 리포트']

반도체 '제2의 전성기'


 

반도체 가격 강세 18개월 동안 이어져

  반도체 가격은 2009년 초부터 18개월째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전자·하이닉스의 주력 D램 제품(DDR3 1기가비트 제품)은 작년 1월 0.94달러에서 올 6월 말 현재 2.69달러로 거의 3배 가까이 올랐다. 여름 휴가철을 앞둔 2분기에는 반도체 가격이 주춤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올해에는 가격 강세가 2분기를 넘어서 여름 시즌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주력 반도체인 DDR3 D램


  재미있는 것은 이 가격대에서 국내 기업들은 사상 최대 수준의 영업이익을 내지만 해외 경쟁업체들은 간신히 흑자를 내는 수준이라는 것. 세계 4위의 D램 반도체기업인 미국 마이크론은 이 가격에서 하이닉스 절반 정도의 영업이익을 내겠지만 난야 등 대만 기업들은 여전히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예상이다. 반도체 공정 기술에서 우리 기업들이 해외 업체에 비해 최소 1년 이상 앞서 있기 때문이다. 하이닉스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의 생산성이 대만 등 해외 기업에 비해 2배 이상 높기 때문에 제품 성능과 가격 경쟁력에서 상대가 안 된다"고 말했다.


반도체 수요도 폭발적 증가 조짐

  우선 반도체를 핵심부품으로 쓰는 PC 교체 수요가 올해 들어 본격화하고 있다. 기업들은 지난 2~3년간 비용절감 차원에서 PC 구매를 억제해왔지만 올해 경기 회복세를 타고 PC 교체에 나서고 있다. 16일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올해 세계 PC 판매량은 작년에 비해 19.8%나 증가할 전망이다. 이는 IDC의 지난 3월 전망치(12.6% 증가)를 크게 웃도는 것. 그만큼 향후 IT 시장을 낙관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스마트폰·태블릿PC(휴대형 소형 PC)·구글 TV 등 고집적·대용량 반도체를 많이 쓰는 새로운 IT 기기가 쏟아져 나오고 있는 것도 더없이 좋은 기회다. 예를 들어 애플의 아이폰4와 아이패드 등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이들 제품의 저장장치로 쓰는 낸드플래시 판매도 크게 뛰는 식이다. 뿐만 아니라 삼성전자가 애플 아이폰의 CPU(중앙처리장치)용 프로세서로 만들고 있는 'A4' 칩처럼 그동안 국내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시스템반도체(비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도 새로운 시장이 생기고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연산과 메모리 기능을 결합한 복합칩이 갈수록 각광을 받을 것"이라면서 "복합칩 분야에서도 삼성전자 등 국내 기업이 상당히 앞서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