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단에 이름을 내걸었으니
좋건 나쁘건 작품이란 걸 토해내야하는 것이
의무 아닌 의무가 되었고-.
문학성 여부는 차치하고라도 작품이 쌓였으니
관리차원에서라도 책으로 묶어내야 하는가 보다.
책이 공해로 취급받기 쉽상인 세태에
또 하나의 공해를 토해내는 게 아닌가 하는
자책도 하면서-.
책을 뒤적여 최근 몇년간 여기저기 실렸던 글들을 뽑아내고
정리하면서 순서를 정하여 출판사에 던졌다.
돈을 벌어들이는 일도 아니고
인기를 누리고자 함도 아닌데도
어찌하여 그 일을 해야 한단 말인가?
책이 나오면 또
여기저기로 보내게 되리라.
읽어주기나 하는지?
읽고 욕을 하는지, 칭찬을 하는지도 알지 못하는 채-.
얼마 쯤은 그동안 진 빚을 갚는 기분으로-.
책을 내는 이유를 뭐라고 해야 하나?
무슨 핑게를 끌어다 붙일까?
더위를 이기면서 조금은 별난 고민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