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색깔
대구공연 마지막 날인 18일에야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가 공연되고 있는 대구 오페라 하우스를 찾았다.
아름다운 집시여인 에스메랄다를 두고
성당 종치기 콰지모도, 프롤로 주교, 근위대장 페뷔스
이 세 사람이 펼치는 각기 다른 색깔의 사랑이야기.
누군가를 사랑해 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공감할 수 있으리라는 기획사의 말이 거짓이 아니었다.
일찍이 빅토르 위고가 쓴 노트르담의 곱추로 알려진 내용이긴 하지만
음악에 맞춰 목청껏 부르는 노래, 박진감 넘치는 몸동작,
현란한 조명에 취해 정신을 잃은 두어 시간이었다.
완벽한 연출을 위해 프랑스에서 공수해온 30톤의 무대장치.
그 중에서도 100kg이 넘는 성당의 종이 인상적이었다.
마지막으로 출연자 전원이 나와 마지막 무대인사를 하는 순간
관람자로 지켜야 할 매너에 어긋나는 줄 알면서도 셔터를 눌렀다.
세느강변에 우뚝 솟은 노트르담성당을 다시 한 번 더 보고 싶다.
성당 전면을 장식하고 있는 그 대단한 조각들도 잘 있는지 궁금하다.
자신이 그린 작품을 사달라며 따라오던 거리의 화가들도 아직 있을까?
이것을 밟아야 파리로 다시 오게 된다는 성당 앞의 돌 '포앵 제로'도
이젠 더 많이 닳았겠지.
대 성당의 종들은
나의 사랑, 내 연인들
그 노래 먼 곳까지
울리기를 난 원하지.
천둥 번개와 비바람 몰아쳐도
노래를 불러다오
기쁠 때나 슬플 때나
나의 종소리는
거룩한 미사곡
호산나 할렐루야 찬양하는 노래
불행의 종소리
행복의 종소리
한번도 결코 날 위해 울리지 않는
대성당의 종들은
나의 친구, 내 연인들
이 마음 전해다오
큰 소리로 울려다오
-제2막의 "성당의 종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