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수필세계

사랑의 색깔을 묻는다

죽장 2008. 5. 23.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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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색깔


대구공연 마지막 날인 18일에야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가 공연되고 있는 대구 오페라 하우스를 찾았다.


아름다운 집시여인 에스메랄다를 두고

성당 종치기 콰지모도, 프롤로 주교, 근위대장 페뷔스

이 세 사람이 펼치는 각기 다른 색깔의 사랑이야기.

누군가를 사랑해 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공감할 수 있으리라는 기획사의 말이 거짓이 아니었다.

일찍이 빅토르 위고가 쓴 노트르담의 곱추로 알려진 내용이긴 하지만 

음악에 맞춰 목청껏 부르는 노래, 박진감 넘치는 몸동작,

현란한 조명에 취해 정신을 잃은 두어 시간이었다.


완벽한 연출을 위해 프랑스에서 공수해온 30톤의 무대장치.

그 중에서도 100kg이 넘는 성당의 종이 인상적이었다.

마지막으로 출연자 전원이 나와 마지막 무대인사를 하는 순간

관람자로 지켜야 할 매너에 어긋나는 줄 알면서도 셔터를 눌렀다.


세느강변에 우뚝 솟은 노트르담성당을 다시 한 번 더 보고 싶다.

성당 전면을 장식하고 있는 그 대단한 조각들도 잘 있는지 궁금하다.

자신이 그린 작품을 사달라며 따라오던 거리의 화가들도 아직 있을까?

이것을 밟아야 파리로 다시 오게 된다는 성당 앞의 돌 '포앵 제로'도

이젠 더 많이 닳았겠지.


대 성당의 종들은

나의 사랑, 내 연인들

그 노래 먼 곳까지

울리기를 난 원하지.


천둥 번개와 비바람 몰아쳐도

노래를 불러다오

기쁠 때나 슬플 때나


나의 종소리는

거룩한 미사곡

호산나 할렐루야 찬양하는 노래


불행의 종소리

행복의 종소리

한번도 결코 날 위해 울리지 않는


대성당의 종들은

나의 친구, 내 연인들

이 마음 전해다오

큰 소리로 울려다오

 

                                 -제2막의 "성당의 종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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