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적비행의 성공기원
항공기 한대가 요란한 폭음과 함께 하늘로 날아올랐습니다. 동체 한쪽에는 「날자!! 하늘로 미래로」라는 구호가 적혀있고 다른 쪽에는 「경북항공고등학교」라는 글씨가 선명합니다. 소백산을 훌쩍 넘고 낙동강을 건너 비상하고 있는 저 모습을 보십시오. 인삼의 고장 풍기를 이륙한 『경북항공고호』는 우리나라 전역을 주름잡으며 날게 될 것입니다.
하늘을 날면서 잠시 뒤돌아봅니다. 전문계 고등학교는 후진 농업국가에서 경제규모 세계 10위권의 선진공업국으로 끌어올린 주체였습니다. 학생들의 가슴속에는 조국근대화의 기수, 공업입국의 주인이라는 자부심으로 충만해 있었던 것이 사실 아닙니까. 그러나 1990년으로 들어서면서 정보화 사회로의 이양과 함께 산업구조가 소품종 대량생산체제에서 다품종 소량생산형태로 전환되면서 사람들로부터 외면당하는 천덕꾸러기 신세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그렇게 된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대학졸업 학력을 선호하는 사회 전반의 분위기와, 병역미필자에 대한 산업사회의 곱지 않은 시선이 한 몫을 단단히 했습니다. 학부모들도 전문계 고등학교를 대학에 진학하지 않는 청소년들의 직업알선기관 쯤으로 인식하고 있는가 하면, 학생들 또한 낮은 수준으로 인하여 갈 곳이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진학하는 학교에 머물러 있었음을 부인하지 않겠습니다.
우리는 다시 일어서야 합니다. 지구촌시대를 개척해 나갈 분명한 방향을 잡아 조종간을 당겨야 합니다. 전문계 고등학교는 직업교육의 질을 높여서 소질과 적성을 따라 선택된 학교, 가고 싶은 학교로 변화되어야 하겠습니다. 학생들은 실무를 겸비한 기능기술인이 되어 효용가치를 스스로 극대화시켜야 할 것입니다. 이런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에 특성화 고등학교로서의 지향점이 있습니다. 산학협력 강화, 예산지원 확대는 우리 비행기의 순항을 도와주는 장치가 될 것입니다.
생각해 보면 경북항공고등학교의 쾌속변신은 직업교육체제 혁신 추진에 있어 우리 경상북도교육청의 선택이었고 유일한 대안이었습니다. 좀더 솔직하게 말하자면 모험을 각오한 탑승이었음을 고백합니다. 믿는 것은 목표가 분명한 학교, 의지가 굳은 교직원, 미래가 보이는 학생들이 안전장치의 전부였습니다. 그것을 믿고 목숨을 건 비행에 기꺼이 나선 것입니다.
이 시점에서 비상탈출을 시도합니다. 지상을 향하여 자유낙하 하던 몸에 덜컥 체중이 느껴집니다. 낙하산이 펴졌음을 확인하면서 비로소 안도의 숨을 내쉬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발아래에는 연착륙을 방해하는 위험요소들이 내려다보입니다. 그 장애물들을 제거하는 일들은 당연히 『경북항공고호』 승무원 모두의 몫임을 명심해야 합니다. 기분 좋은 낙하가 계속됩니다. 적당하게 불어주는 바람을 맞으며 『경북항공고호』성공적인 목적비행을 기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