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단상

직업교육에 부는 바람

죽장 2007. 4. 11. 09:04
 

  대합실에 서성이고 있는 노숙자들을 보면서, 상승곡선의 기세가 꺾이지 않고 있는 실업률의 그래프를 바라보면서 답답한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다.

 

  실업문제 해결의 중심에 직업교육이 있다. 반드시 대학에 진학해야만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생각과, 실업교육은 2류교육이라는 인식을 바꾸어야 직업교육이 보인다. 대학에 가는 것도 결국은 직업을 얻기 위함인데, 졸업 후의 문제를 염려하지 않고 남이 가니까 나도 따라가는 묻지마식 진학열풍에 동참하는 것은 곤란하다. 무한경쟁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우선해서 직업교육을 다잡아야 할 때이다.

 

  바람직하게도 직업교육의 현장인 실업계 고등학교에 창업교육의 바람이 불고 있다. 아이들은 동아리를 만들어 상품을 개발하고 포장을 디자인하며, 인터넷을 통한 전자상거래를 실현하고 있다. 아이들이 삼삼오오 동아리를 만들어 즐겁게 참여하는 이 프로그램이 시대의 요구에 부응하는 직업교육의 한 축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다.

 

  학교 인근 지역에서 생산되는 특산물과 학교에서 배우는 전공을 창업교육으로 연결시키고 있다. 상주 J종고 학생들이 디자인한 「모동포도」 박스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영농조합에서 채택되었으며, 의성 K여상 학생들은 동네 어른들이 농사지은 「의성마늘」을 주문에서 배송에 이르기까지 전자상거래로 접근하려는 다부진 계획들을 실현해 가고 있다.

 

  학생들은 또 화공분야의 전공을 살려 살균능력이 있고 중금속이 제거되는 집진장치의 개발을 서두르기도 한다. G공고 전자과와 K공고 컴퓨터응용기계과에서는 기계부품을 직접 생산·납품하는 학교기업을 운영하고 있다. 전국규모의 창업경진대회에 출전하여 각종 수상실적을 쌓아가는 이들에게 있어 실업계 고등학교는 밝은 미래를 비춰주는 등불이다. 

 

  지난 주 한미 FTA가 타결되면서 앞으로는 어떤 직업이 각광을 받을 것이며, 어떤 직업은 소멸될 것이라는 분석이 관심을 끈다. 그동안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아온 직업교육에도 따스한 봄바람이 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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