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하면
동백이나, 향나무가 유명하지만
또 하나 산나물이 유명하다.
울릉도에서 자생하는 산나물 중에는
취나물, 명이, 부지깽이, 고비, 고사리, 전호 등
그 종류도 많지만
그 중에서도 단연 최고로 꼽는 것은
삼나물과 고비나물이다.
향이 좋고 연하기가 그만이다.
울릉도의 봄은 육지보다 빠르다.
아직 피부에 닿는 바람이 찬 데도
일찍이 울릉도에서 동해 바닷바람을 맞으며 자란 산나물이
우리네 식탁에 올라 구미를 당겨준다.
어제 울릉도에 근무하는 선생님이 산나물을 보내왔다.
상자를 여니 취나물과 전호가 가득했다.
전호는 생나물로, 취나물은 삶아서 먹었다.
뜯어서 보낸 사람의 인정이 산나물 향기처럼 다가왔다.
그 분은
근무가 끝나고 황금빛 동해 석양을 배경으로
파릇파릇 돋고 있는 새싹들을 하나하나 뜯으며
먹을 사람들을 생각했을 것이다.
받아 든 사람들의 마음을 생각했을 것이다.
가슴 가득 안겨드는 봄바람은 덤이었을 것이다.
우리 지역의 선생님들이 선호하는 근무지 중 하나가 울릉도이다.
근무하는 지역에 따라서 차등으로 매겨지는 점수가
다음의 이동이나 승진에서 아주 유용하게 사용되기 때문이다.
그래저래 근무지를 울릉도로 옮겨간 사람들이기는 하지만
섬살이의 외로움 또한 만만찮을 것이다.
하여간
산나물을 뜯어 보내온 마음을 생각하면서
식탁 가득 올라온 산나물 먹으며 향기를 즐겼다.
보내준 마음을 헤아렸다.
울릉도 선생님의 가슴에 새봄이 오고
선생님은 그 봄과 함께 맞이한 아이들을 열심히 가르칠 것이다.
미래가 봄나물 같은 향기가 나도록.
고마움을 알고 은혜를 아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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