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생각

정약용(8) : 사직상소로 양심선언

죽장 2006. 9. 1. 16:45

정조가 정약용을 동부승지로 임명한 것은 정조 21년 6월이었다.

그러나 그는 아직 때가 아니라고 생각했으니,

노론벽파가 자신을 위장귀순자로 보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정약용에게 있어 정조는

스승이자 아버지였으며, 인생의 은인이었다.

의관을 정제하고 마음을 가다듬어 ‘동부승지를 사양하는 상소문’을 지었다.

 

“(전략)지금의 계획은 오로지 경전(경전)에 깊이 빠져 만년의 보답을 도모하고,

영도(벼슬길)에서 종적을 멀리하여 자정하는 의리를 본받을 뿐이지

뻔뻔스러운 얼굴로 머리를 쳐들고

승정원에 출입하는 것은 거듭 맑은 조정의 염치를 손상시키고

더욱 일세의 공의를 불러일으키는 것이니

신은 감히 나올 수 없습니다” 라며

자신의 목적이 벼슬이 아님을 강조하는 것으로 긴 상소를 끝맺었다.

일종의 양심선언을 통하여

자신에게 남아있는 천주교의 이미지를 씻고 싶었던 것이다.

 

정조는 사직상소를 낸 다음 달 지방관인 곡산부사로 임명했다.

'보통생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놀람  (0) 2006.10.11
집어등 비추이던 서귀포 밤언덕에서  (0) 2006.09.30
정약용(7) : 천주교를 당파싸움에 이용  (0) 2006.08.31
정약용(6) : 이 세상 최고의 조화  (0) 2006.08.29
정약용(5) : 벼슬길에서  (0) 2006.08.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