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생각

책 이야기

죽장 2006. 1. 9. 10:25

여자를 동반하기로 약속한 모임이 다가오고 있었지만

그 과제가 지난하여 한물간 나로서는 도저히 풀 수가 없었다.

사전에 진척상태를 알려주려고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요즘같이 휴대폰이 없던 시절,

공교롭게도 친구부인이 받는 것이었다.

그냥 끊을 수도 없어 엉겁결에 이렇게 전해달라고 했다.

 “이번 모임시 내가 구해가기로 한 책을 도저히 구하지 못했노라고...”

 

친구로부터는 난해한 암호를 잘 해독했다는 메시지가 왔음은 물론이다.

그 일 이후 우리의 대화에서는 “책”얘기가 자주 등장하였다.

 

 ‘오늘 거리에 웬 책들이 이렇게 많아’

 ‘많기는 해도 모두가 헌책 뿐이네’

 ‘전번 내가 읽은 책 괜찮아, 자네 빌려 줄테니 읽어보게’

 

이번에 만나서도 무성한 책 이야기가 오갔다.

초저녁부터 악동클럽 멤버 4인은 술집순례를 하다가

늦게는 나이트클럽까지 들어갔다.

그야말로 ‘책산책해’였다.

점원은 우리의 숫자와 동일한 책 한질을 안겨주었다.

술에 취한 녀석들은 책을 읽다가 말고 나왔다.

도저히 감당하지 못할 만큼 수준 높은 책이었던 것이다.

 

구체적인 책이야기는 다음에 또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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