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생각

따스함이 그립다

죽장 2005. 11. 29. 10:32

간밤에 바람이 몹시 불어

나뭇잎이 몽땅 떨어지고 말았다.

앙상한 가지에 참새한마리 앉아 놀고 있다.

저 녀석은 춥지 않단 말인가?

 

복도에 있던 화분들이 하나 둘 실내로 들어오고 있다.

추운듯한 표정이 역력하다.

추워하는 걸 보니 나무도 체온이 있는가보다.

 

태극기가 바람에 찟겨졌다.

아저씨들이 새것으로 바꿔달고 있다.

얼마나 시달렸으면 그 펄펄하던 기운을 내려놓았을까?

 

지인 한분이 암으로 투병한지 1년여 시간

어제는 마지막이 가까웠으니 집근처로 가라는 권유가 있었다.

병마에 생명을 빼앗기게 되었으니 어쩌랴.

 

나무도

새도

꽃들도

태극기마져도 추우니

나도 따라 춥다.

마음이 추우니 몸도 절로 추워진다.

 

그리워지는 온기

그래, 따스함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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