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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비로 시작해 박인비로 끝난 2013년 LPGA 투어

죽장 2013. 11. 25. 10:34

[2013.11.25, 다음뉴스]

박인비로 시작해 박인비로 끝난 2013년 LPGA 투어

 

올 한 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는 여느 때보다 한류(韓流) 열풍으로 뜨거웠다. 그 중심에는 박인비(25·KB금융그룹)가 있었다. 박인비로 시작해 박인비로 끝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25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의 티뷰론 골프클럽(파 72)에서 열린 LPGA투어 시즌 최종전 CME그룹 타이틀 홀더스(총상금 200만 달러)를 끝으로 숨가쁘게 달려온 올 시즌 28개 LPGA투어 대회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 【세인트앤드루스(스코틀랜드)=AP/뉴시스】박인비(25·KB금융그룹)가 25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의 티뷰론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시즌 최종전 CME그룹 타이틀 홀더스(총상금 200만 달러·우승상금 70만 달러) 최종일 최종합계 11언더파 277타 단독 5위를 차지, 2년 연속 상금왕에 등극했다. 사진은 지난 브리티시여자오픈 1라운드에서의 박인비모습. (사진=뉴시스DB) 2013. 8. 4

 

 

박인비는 최종합계 11언더파 277타를 기록, 단독 5위로 시즌 최종전을 마감했다. 그는 올 한 해 동안에만 여섯 차례의 우승 외에 4차례 톱10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3개 대회는 메이저 우승이다.
LPGA 투어 통산 9승 가운데 6승이 올해 나왔다. 한국인 선수 한 시즌 최다승을 일군 박인비는 한국인 선수 최초로 '올해의 선수'로 선정되는 영광도 안았다. 2년 연속 상금왕도 차지했는데, 이 역시 한국인 최초다.
'최초'와 '최다'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닌 그는 올해를 '박인비의 해'로 만들었다.
'박세리 키즈'로 불리는 그는 지난 6월 자신의 우상인 박세리(36·KDB금융그룹)를 넘어섰다. US여자오픈 우승으로 시즌 6승을 달성한 박인비는 박세리가 종전에 보유했던 한국인 최다승 기록(5승)을 갈아치웠다.
뜨거웠던 여름. 전 세계 골프팬들은 박인비의 활약에 열광하며 더욱 뜨거운 찬사를 보냈다. 그는 전인미답의 여자 골프 그랜드슬램에 도전했다. 은퇴한 '골프여제' 아니카 소렌스탐(43·스웨덴), 로레나 오초아(32·멕시코)도 못 이룬 과업이었다.

지난 4월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을 시작으로 웨그먼스 LPGA 챔피언십(6월), US여자오픈(6월)까지 시즌 3개의 메이저 대회를 연속해서 제패하며 그랜드슬램을 향한 기대감을 높였다.
심리적인 부담감 속에 맞이한 네 번째 메이저 대회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공동 42위,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에비앙 챔피언십 공동 67위에 그치며 비록 뜻은 이루지 못했지만 전 세계 골프계는 박인비의 놀라운 활약에 갈채를 보냈다.

박인비는 63년 만에 3연속 메이저 우승이라는 대기록도 남겼다. 그는 1950년 베이브 자하리아스(미국) 이후 63년 만에 시즌 개막 후 메이저 3개 대회를 연달아 우승한 인물로 기록됐다.
박인비는 비록 목표했던 그랜드슬램을 일구지는 못했지만 한국인 최초로 올해의 선수에 선정되는 영광을 안았다. 지난 주 끝난 로레나 오초아 인비테이셔널에서 올해의 선수 포인트 297점을 얻어 일찌감치 수상을 확정했다.

박인비의 활약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한국인 선수 최초로 2년 연속 상금왕에 올랐다. 지난해 228만7060 달러의 상금을 쌓아 상금왕을 거머쥐었던 박인비는 올해도 직전 대회까지 239만 3513달러를 쌓아 타이틀을 놓치지 않았다.
올 한 해 한국 여자골프에 박인비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이일희(25·볼빅)·양희영(24·KB금융그룹) 등 투어 첫 우승자를 배출한 것도 큰 수확이다.

이일희는 지난 5월27일 퓨어실크 바하마 LPGA 클래식 초대 챔피언에 오르며 LPGA 투어 첫 승을 신고했고, 양희영은 지난 10월20일 한국에서 열린 하나·외환 챔피언십에서 첫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신지애(25·미래에셋)·박희영(26·하나금융그룹)의 우승을 보탠 태극낭자는 올 한 해 11승을 합작했다. 지난 2009년 한국(계) 선수가 세운 한 시즌 최다승 기록(12승)에 버금가는 활약이다.

한국 국적은 아니지만 뉴질랜드의 리디아 고(16·한국명 고보경)의 진가를 재확인 한 것도 반갑기만 하다. 아마추어 신분으로 LPGA 투어 2승을 거둔 리디아 고는 이번 시즌 최종전에서 프로로 전향해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