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7.16, 동아일보]
“工高진학 말리던 아버지, 제 팬이 됐어요”
- 국제기능올림픽 자동차정비 부문 銀 강태호 씨 -
“제가 2등을 많이 해봤거든요. 2등은 아직 이룰 목표가 남아 있어 더욱 갈망하고 발전하는 위치입니다. 앞으로도 지켜봐주세요.”
최근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열린 제42회 국제기능올림픽대회 자동차정비 부문 은메달리스트 강태호 씨(20·현대자동차 서비스사업부)가 15일 인터뷰에서 밝힌 수상 소감이다.
한국은 기능올림픽 단골 우승국이지만 자동차정비 부문에서는 성적이 좋지 않았다. 1978년과 2001년 금메달을 땄을 뿐 다른 대회에서는 은메달과 동메달 각각 2개를 딴 게 메달 수상의 전부다. 그래서 강 씨의 이번 은메달 수상은 의미가 크다.
이번 대회에선 특히 신경전이 거세 준비 과정에서 애를 먹었다. 대회를 불과 한 달 앞둔 시점에 시험차량이 아우디와 폴크스바겐에서 폴크스바겐 4종으로 변경됐다. 한국에서 일부 차종을 구하지 못해 강 씨는 ‘예습’도 못한 채 독일로 건너갔다. 현지에서 처음 본 차종도 있었고 책으로만 보던 특수공구를 다루는 것도 익숙지 않았다.
그는 대회 첫날 변속기와 제동기 진단, 수리 문제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를 받았다. 하지만 몸이 풀리면서 대회장을 날아다녔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 가장 어려운 문제로 꼽힌 전기장치 문제를 완벽히 해결해 심사위원으로부터 찬사를 받았다. 32개국 참가자 가운데 혼자 만점을 받았다. 강 씨는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니 빠르게 움직이라는 지도위원님의 말을 듣고 무조건 뛰어다니며 빨리 작업한 게 주효한 것 같다”고 말했다.
강 씨는 2011년 경기지방기능경기대회와 전국기능경기대회에서도 모두 2위에 그쳤다. 그는 “2등은 아쉬움을 남기면서 더 발전하기 위해 노력하게 만들기 때문에 좋다”며 웃었다.
이번 수상으로 강 씨는 아버지와 한 약속을 지키게 됐다. 2008년 가을 자동차에 빠져 있던 그가 공업고등학교에 진학하겠다고 하자 아버지는 인문계 고교에 진학하기를 권유했다. 강 씨는 “지방대회와 전국대회, 세계대회에서 수상하면 대학에 진학할 수 있고 대기업에도 취직할 수 있다”는 구체적인 계획을 앞세워 설득했다. 그는 “자신이 정말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구체적 계획과 목표를 세우게 된다”며 “꿈의 진정성을 알게 된 부모님은 그 뒤 최고의 후원자가 돼 주셨다”라고 말했다.
“자동차정비 실력만으로 따지면 우리나라는 절대 선진국에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영어를 익혀 해외에서도 실력을 뽐낸 뒤 후배들은 꼭 금메달을 딸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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