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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에 얻어맞고 욕설 듣는 교사 4년새 4배로

죽장 2013. 10. 14. 14:00

[2013.10.14, 조선일보]

 

학생에 얻어맞고 욕설 듣는 교사 4년새 4배로


	학생의 교사 폭행, 교사의 학생 체벌 및 폭행 건수 그래프

"××, 뭘 쳐다 봐. 구경났어? 저리 비켜, ××."

지난 1일 오후 경북의 한 중학교 3학년 A(14)양이 교무실에서 난동을 부렸다. A양은 교무실에 있는 교사들에게 욕설을 퍼붓고 폭행까지 한 것이다. 이 학생은 다른 반 학생들의 옷을 빌려간다며 빼앗은 후 돌려주지 않고, 이날 오전 무단으로 학교를 나갔다가 불려온 상태였다.

A양은 경위서를 쓰라는 3학년 부장교사인 B 교사의 지시도 거부했다. A양은 교사 얼굴에 침을 뱉고 허벅지와 정강이를 걷어찼다. B 교사는 전치 2주의 진단을 받고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B 교사는 "A가 '교사가 내 앞에서 힘도 못 쓰더라'고 친구들에게 자랑하고 다니고 있다"며 "학생이 교사를 우습게 보고 위협해도 아무 대응도 할 수 없는 현실이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학교에서 학생들로부터 폭언·폭행을 당하는 교사들이 급증하고 있다. 국회 김세연 의원(새누리당)이 13일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교권 침해 현황 및 사례'에 따르면 지난 5년간 학생에게 폭행을 당한 교사가 343명에 달했다. 학생에게 폭행을 당한 교사 수는 지난 2009년 31명에서 2010년 45명, 2011년 59명, 2012년 132명 등으로 매년 급증하고 있다. 4년 만에 학생에게 맞는 교사 수가 4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지난해 6월 경기도 일산의 한 고등학교에서는 교사가 '담배를 피운 것 같으니 흡연 측정기로 측정해보자'고 하자, 한 남학생이 그 교사를 발길질로 넘어뜨리고 주먹과 발로 폭행하고 침을 뱉었다. 올해도 1학기에만 76명의 교사가 학생으로부터 폭행을 당했다.

실제 '교권이 침해당했다'며 상담해오는 교사 10명 중 3명은 학생 폭언·폭행으로 고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최대 교원단체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한국교총)가 올해 상반기 접수한 '교권침해 상담' 건수 240여건 가운데 학부모·학생의 폭언·폭행 등으로 인한 교권침해가 71건으로 가장 많았다. 반면 교사에게 체벌을 당하거나 폭행을 당한 학생 수는 매년 감소세다. 지난 2010년 28건에서 지난해 23건, 올해 1학기 3명으로 대폭 줄고 있다.

학생들에게 폭행을 당한 교사들은 수치스럽다는 감정만큼이나, 현실적으로 어떻게 대처할지 몰라 난감해하고 있다. 서울의 한 고교 P 교사는 지난해 9월 남학생으로부터 폭행을 당한 후 실신해 1년이 지난 지금까지 입·퇴원을 반복하며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 그는 "분쟁조정위원회를 두 차례 개최했지만, 이후 어떠한 조치도 받은 바가 없다"고 말했다. 남학생에게 성추행을 당한 한 여교사도 "학교는 '이렇다 할 증거가 없다'며 징계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교총 하석진 교권강화국장은 "교사의 권위는 떨어지고 학생 인권만 강조되는 상황에서 학생에 의한 교사 폭행 건수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