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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소프트 파워, 미국 제치고 1위... 한국 11위

죽장 2012. 11. 20. 10:28

[2012.11.20, 조선일보]

영국 소프트 파워, 미국 제치고 1위... 한국 11위

 

강제력보다는 매력을 통해 상대방을 설득하는 힘을 의미하는 '소프트 파워(soft power)' 국가별 순위에서 영국이 1위, 한국이 11위에 올랐다. 한국은 최근 싸이의 '강남스타일'과 K팝 돌풍 등에 힘입어 전년 조사 때보다 3계단 뛰었다.

영국의 유명 트렌드 잡지 '모노클(Monocle)'이 19일 발표한 '소프트 파워' 조사에서 영국이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영국에 이어 미국과 독일, 프랑스, 스웨덴이 2~5위를 차지했으며, 일본은 6위, 한국은 11위, 중국은 22위를 기록했다. '소프트 파워'는 군사력으로 행사하는 하드 파워(hard power)와 달리 외교·문화·교육·스포츠 등을 통해 자발적 공감을 이끌어 내는 능력을 말한다. 1990년 하버드대 조지프 나이(Nye) 교수가 처음 사용한 용어로, 한 국가의 매력을 상징하는 지표로 흔히 활용된다.

(왼쪽 사진)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즉위 60주년을 맞아 지난 2월 영국 동부를 방문해 활짝 웃는 모습. /뉴시스
모노클은 영국이 1위를 차지한 이유를 "해외에서 1위를 기록한 22개의 음반, 지난 올림픽에서 획득한 65개의 메달, 여왕 즉위 60주년 행사 등이 영국의 소프트 파워를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세계적인 식량·보건·기후변화 등에서 보여준 리더십, 독일은 학문, 축구 등에서 유럽의 리더라는 지위, 프랑스는 미술관과 음식, 스웨덴은 친근하고 실용적인 국가 이미지가 강점으로 꼽혔다.

한국은 2010년 첫 조사에서 19위를 기록한 후 지난해 14위, 올해 11위로 해마다 상승했다. 이미 알려진 뛰어난 기술력에 더해 싸이의 '강남스타일'로 대표되는 K팝이 수출품이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일본 역시 15위→7위→6위로 꾸준히 순위를 끌어올렸다. 패션·유통·음식 시장에서 개방적인 태도, 일본 장인(匠人)의 높은 인기가 장점으로 평가됐다. 중국은 첫 조사에서 17위에 오른 후 지난해 20위, 올해는 22위로 뒷걸음질쳤다. 이번 조사를 진행한 모노클의 타일러 브륄레 편집장은 "매력적인 국가가 진정한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다"며 "소프트 파워는 얻기는 어렵지만 잃어버리는 것은 한순간"이라고 말했다.

모노클 소프트파워 순위는 기존에 소프트 파워 평가가 대부분 설문 형식으로 진행돼 응답자의 주관적 판단에 따랐던 것과 달리 총 50개 항목에 걸쳐 객관적 통계와 전문가 패널의 판단을 종합해 순위를 결정했다. 인구 1000명당 관광객 수, 각 국가가 언론에 노출된 횟수, 해당 국가에 상주하는 특파원과 유학생의 수, 올림픽 메달, 대학 경쟁력 순위, 국제적으로 인정된 특허, 해외 투자액 등에 가중치를 부여해 점수화했다. 여기에 음식과 항공기 서비스, 외교관에 대한 평판, 고급·대중 문화의 품질 등은 전문가 패널들의 주관적 판단에 기초해 수치화한 후, 이를 합산해 최종 순위를 매겼다.

지난 2010년부터 '소프트 파워' 순위를 발표해 온 모노클은 1년에 10회 나오는 잡지로, 전 세계적으로 15만부를 발행한다. 매년 살기 좋은 도시 순위를 발표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