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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기능올림픽 3연패

죽장 2011. 10. 11. 10:00

[2011.10.11, 조선일보]

마이스터高가 끌고, 대기업이 밀어주니 기능올림픽 3연패

 

올해 18세인 배병연씨는 이달 초 영국 런던에서 열린 국제기능올림픽 대회에서 금메달을 땄다. 배씨는 마이스터고(전문 기술인력 양성을 위한 특수목적고)에서 공장·생산 자동화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모바일로보틱스를 집중적으로 배웠고, 지난해 10월 국내 기능경기대회에서 1위에 올라 국가대표가 됐다. 올 8월 삼성전자 생산기술연구소에 입사해 훈련을 거듭한 배씨는 "회사에서 장비를 충분히 지원하고 교육도 알선해주었기 때문에 수월하게 준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가 9일 막을 내린 국제기능올림픽대회에서 종합 우승을 차지해 3개 대회 연속 종합우승을 달성했다. 우수한 기술자들이 많은 선진국을 제치고 우리나라가 기능분야의 세계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을 두고 전문가들은 대기업의 과감한 지원이 한몫을 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현대중공업은 이번 기능올림픽 대회에 5명의 선수를 출전시켰다. 이 회사는 기술교육원 산하에 기능올림픽팀을 두고 여기에 이전 기능올림픽에서 입상한 직원 6명을 배치해 올림픽에 출전할 선수들을 훈련시킨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직종별로 아침 8시부터 밤 10시까지 스파르타식으로 강하게 훈련시킨다"고 말했다.

지난 4일(현지 시각) 영국 런던에서 열린‘41회 국제 기능올림픽대회’개회식 직전에 한국 대표단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우리 대표단은 이번에 대회 3연속 종합우승을 차지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 역시 생산기술연구소 산하에 기능올림픽 전담부서를 두고 있다. 역시 과거 기능올림픽에서 입상한 직원들이 지도교사 역할을 하고 있다. 출전 경험이 있는 사람들끼리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활발하게 정보도 주고받는다.

대기업들이 기능인력을 우대하는 것은 갈수록 생산 현장 기술 인력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현장에 있는 허리라인을 담당하는 사람들이 기능인력인데 최근 이들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며 "제조업을 발전시키고 기업경쟁력을 올리기 위해서는 기능인력 양성이 필수"라고 말했다.

이들이 받는 급여도 높은 편이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이들 대부분 고졸 출신인데 비슷한 나이에 받는 사람들보다 훨씬 많은 돈을 받는다"며 "중공업 분야 기능 인력은 입사 2~3년차면 4000만원에 가까운 연봉을 받기도 한다"고 말했다.

삼성과 현대중공업 등 대기업들은 최근 들어 국내 기능올림픽에서 입상하는 사람들을 대거 채용하고 장려금도 지급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07년 국내 기능경기대회에서 입상한 8명, 2008년에는 7명을 채용했지만 2009년에는 36명, 2010년에는 61명을 뽑았다. 현대중공업도 2008년 18명, 2009년 25명에 이어 지난해에는 33명의 국내 기능대회 수상자를 채용했다.

이번 올림픽에서 선수 감독을 맡은 정성훈 산업인력공단 기능경기팀장은 "기능대회 입상자들은 대부분 고졸이지만 학교(마이스터고)에서 기술만 전문적으로 배우다 보니 큰 투자 없이 곧바로 현장에 투입할 수 있다"며 "이들은 이직률도 낮기 때문에 기업들이 선호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