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4.6, 조선일보]
한국 2차전지 세계1위 신화
2차전지 생산 현장을 보면 이미 한국업체들은 일본을 확실히 앞지르고 있다. 선제투자·속도전으로 상징되는 한국의 '전기·전자 역전(逆轉)의 공식'이 TV·반도체에 이어 2차전지 산업에서도 통하고 있다.
삼성SDI는 올해 중소형 2차전지 생산목표를 10억개로 정했다. 산요의 목표(8억3000만개)를 훨씬 웃돈다. 지난해 처음 산요를 추월한 삼성SDI가 올해는 그 격차를 훨씬 더 벌릴 전망이다. 호마 미쓰루 산요 부사장은 지난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산요에는 삼성SDI가 가장 큰 위협"이라고 이미 실토한 바 있다. LG화학 역시 올해 7억5000만개를 생산하며 산요를 바짝 따라붙는다.
일본의 IT 전문 시장전망기관 IIT는 일본이 한국에 뒤진 이유에 대해 "일본 업체들은 기술에서 앞서 있으면서도 '이류(second-rate) 경영'으로 한국에 결국 뒤처졌다"고 분석했다. 사실 처음 리튬이온전지를 개발한 것은 일본 업체들이다. 그러나 이들은 무겁지만 안전한 기존 제품(니켈수소전지)으로 충분히 수익을 올리고 있었기 때문에 투자를 주저했다.
한국 업체들은 그 틈을 공격적인 투자와 속도전으로 파고들었다. LG화학은 1996년 리튬이온전지 개발에 착수해 3년 만인 1999년 양산 체제를 갖췄다. 삼성SDI 역시 2000년부터 양산에 들어갔다. 우려했던 안전성은 밤을 새워 보완했다.
김명환 LG화학 부사장은 "당시 연구원들이 3교대로 밤을 새우며 시험용 전지 전극을 만들어 일본 시험장에 3000번을 보냈다"고 말했다. 삼성SDI 연구원들도 2000년 당시 2차전지에 못을 찌르는 충격 실험만 6개월 동안 1만번을 반복했다.
IIT는 이제 일본 업체들이 원천기술만 앞설 뿐 생산 단가, 단가 대비 성능, 고객 서비스 등에서 모두 한국 업체들만 못하다고 지적했다. 삼성·LG 등 한국 휴대기기 업체들이 날로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것도 한국 2차전지 업체들에 유리하다고 분석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애플, 노키아 등 세계적인 휴대기기 업체들이 한국 업체로부터 2차전지 조달 비중을 늘리는 추세"라며 "엔화 강세도 국내 업체들의 가격경쟁력에 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강의 원고와 자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신 보릿고개 (0) | 2011.04.21 |
---|---|
미국판 "엄마를 부탁해" (0) | 2011.04.07 |
평균수명 종교인 가장 길고, 언론인 가장 짧다 (0) | 2011.04.04 |
한국 청소년들의 행복감은? (0) | 2011.03.07 |
애플과 구글이 사는 법 (0) | 2011.02.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