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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스터高, '대학 진학病' 고칠 희망으로 키우자

죽장 2011. 1. 6. 09:51

[2011.1.6, 조선일보]

         [사설] 마이스터高, '대학 진학病' 고칠 희망으로 키우자

올해 서울지역 미림여자정보과학고와 수도공고 등 두 곳의 마이스터고에 합격한 중학교 3학년생들 평균 내신 성적이 상위 25.7%였다. 작년보다 7.2%포인트 높아져 우수한 학생들이 더 모인다는 것을 보여줬다. 다른 지역 22개 마이스터고 합격생들 성적도 중상위권일 것으로 보인다.

마이스터고는 이명박 정부가 고교 교육을 다양화하겠다는 취지로 작년 봄 자율형사립고와 함께 도입했다. 자율형사립고는 전국 26개교 가운데 9개교가 정원을 채우지 못해 정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반면 마이스터고는 학생·학부모들이 주목하는 교육제도로 떠올랐다.

반도체고·자동차고·의료고·하이텍고·전자공고·항만물류고 등의 마이스터고 학생들은 학비·기숙사비가 전액 면제다. 한 학급 20명 이내 학생이 산업체 지원으로 충실한 기자재를 갖춘 교실에서 배운다. 하이닉스반도체는 충북반도체고에 28억원어치의 기자재를 기증했다. 교과과정 자체를 기업 의견을 반영해 맞춤형으로 짰고, 교재도 기업과 학교가 공동으로 개발한 곳이 많다. 수도전기공고·부산자동차고·울산정보통신고·구미전자공고는 대기업 부사장·공장장과 공기업 간부 출신을 교장으로 영입했다. 삼성전자는 2013년 배출되는 마이스터고 1기 졸업예정자 가운데 100명을 선발해 현장실습을 시킨 뒤 정규직으로 채용하겠다고 약속했다.

고교 졸업생 84%가 대학 진학에 매달리지만 정작 대학을 나와봐야 취직은 바늘귀 꿰기보다 더 어렵다. 마이스터고는 이 고질적인 '대학 진학병(病)'을 완화시켜줄 수 있는 제도다. 독일의 대학진학률은 35%에 불과하고 독일 청소년의 절반 이상이 직업학교에 들어가 기술을 배운다. 독일 직업학교는 수업의 30~50%만 학교에서 받고 나머지는 기업체에서 실습 형태로 배운다. 어려서부터 이런 식으로 기술을 연마한 독일 젊은이들은 20대 중·후반쯤 마이스터 자격시험을 통과, 대졸자들이 부러워하는 월급 수준과 사회적 대접을 받으며 산다.

우리도 마이스터고 출신들이 주요 기업의 최고기술자(CTO)·최고경영자(CEO)로 활동하고, 실속 있는 벤처기업을 창업해 나라 경제를 걸머지는 역할을 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교육부는 24곳인 마이스터고를 2015년까지 50군데로 늘릴 계획이다. 마이스터고가 100곳, 200곳으로 늘어나 청소년들이 당당하게 "기술 명장(名匠)이 되겠다"거나 "벤처기업을 창업하겠다"고 포부를 밝힐 수 있게만 된다면 대한민국 미래가 환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