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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17개 분야 신(新)성장동력 선정

죽장 2009. 5. 27. 14:08

정부, 17개 분야 신(新)성장동력 선정

- 24조원 쏟기로… 실효성 논란도 -


  생활도우미 로봇, 장기(臟器)생산용 돼지, 자동 주행·주차 기능을 갖춘 지능형 그린카(green car)…. 앞으로 20~30년간 한국 경제의 미래를 이끌어갈 신(新)성장 동력이 선정됐다.

 

  정부는 26일 그린수송·첨단그린도시·로봇·고부가식품·헬스케어 등 17개 산업부문 60여개 품목을 신성장동력으로 정하고 올해부터 5년간 24조5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반도체와 조선·자동차 등을 이어받을 미래 한국 경제의 '먹을거리'는 이같은 지식·그린(green)·고부가가치 부문에 집중된다. 정부는 미래시장 형성과 선점 가능성이 높은 62개 '스타 브랜드'를 만들어낸다는 목표로, 이들 분야에서 핵심 연구·생산 인력 70만명과 세계 10위권 이내 글로벌 중소기업 300개를 키우기로 했다.

 

  '그린' 산업은 에너지·자원과 건설 부문에 집중된다. 그린에너지 친환경 주택과 IT 및 공간정보를 이용한 지능형 교통체제 등을 독자 브랜드로 개발, 2000억달러에 달하는 세계 미래도시 건설 시장을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지능형 정수 시스템과 개량·관리 시스템을 함께 갖춘 스마트 상수도, 높은 수질을 보장하는 대용량 해수담수화 설비는 1조5000억달러의 세계 물 시장을 공략하는 무기로 개발한다.

 

  IT와 그린 기술을 융합해 자동 주행·주차, 도로안내 기능을 갖춘 '지능형 그린 자동차', '지능형 디지털 선박', 차세대 첨단 고속철과 도시형 자기부상열차, 3차원 입체영상으로 실감 나게 보는 3D TV와 장기 이식을 위한 맞춤형 돼지도 육성 대상으로 뽑혔다.

 

  정부는 10년 후 1000억달러로 성장이 예상되는 로봇 시장을 겨냥해 생활도우미·교육·오락·의료·청정생산용 로봇 개발에 1조3000억원을 투자키로 했다. 순간동결 처리로 포장한 뒤 물을 부어 먹는 '냄새 안 나는 김치' 처럼 신기술을 접목한 식품도 농식품 수출의 첨병으로 키워진다.

 

  의료·교육·금융·문화 등 지식 기반 사업도 미래 한국을 먹여살릴 동력원에 포함됐다. 원격 진료 등 유비쿼터스(u) 헬스, 생태관광·공연·쇼핑을 연계한 복합 관광, 가상공간에서 스포츠와 오락, 경제 활동을 할 수 있는 가상현실 콘텐츠 같은 지식 산업이다.

 

  그러나 정부가 발표한 신성장동력 정책은 기술력이 세계 수준에 뒤떨어지는 분야까지 백화점식으로 망라했다는 점 때문에 성공 여부가 미지수로 남는다. 세계적 경영 컨설턴트인 톰 피터스 박사는 이날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신성장동력 박람회에서 "신성장동력을 추진할 때 가장 중요한 점은 가장 잘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집어내 거기에 집중하는 것"이라고 했다.

 

  민간의 투자가 얼마나 뒤따를지도 관건이다. 정부 관계자는 "민간이 정부보다 3~4배를 더 투자해야 신성장동력으로 클 수 있는데, 기업들이 투자 불확실성 때문에 아직 적극성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2009. 5. 27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