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철사를 둘둘말아 어깨에 걸치고 ‘뚫어!’를 외치며 이 골목 저 골목을 헤매는 굴뚝청소부, 손님을 밀어 넣고 차문을 두드리며 ‘오라이!’를 외치는 버스차장이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저녁연기 피어오르는 고향동네 골목길의 굴뚝풍경이나, 학창시절 등교길에서 겪었던 만원버스의 낭만은 그야말로 추억속의 장면일 뿐이다.
직업교육 분야에 종사하고 있는 업무상 늘 직업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독일에는 굴뚝청소부를 양성하는 학교가 있다. 최첨단 장비를 갖추고 화재 방지에서 에너지 관리까지 맡는 전문직으로 대접받고 있다고 있다. 그런가 하면, 영국에는 창문닦이 학교가 있다. 영국의 창문닦이는 전문적인 교육을 마치고 자격증이 있어야 되는 직업으로 수입이 짭짤하기 때문에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창문 닦는 기술을 배우기 위해 학생들이 몰려온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어떤가? 충남 태안군에 사라졌던 버스안내양이 다시 부활되었다는 기사를 읽었다. 이처럼 사회의 변화와 발전에 따라 사라지는 직업이 있는가 하면, 새로운 직업이 탄생하고 있다. 자동전화기의 발달과 휴대폰의 등장으로 전화교환수가 사라졌고, 워드프로세스의 발달로 인쇄소에 필경사와 식자공이 사라졌다. 그런가 하면 디지털산업이나 정보기술의 발달과 생활문화의 변화에 따라 휴대폰 아바타 디자이너, 푸드 스타일리스트, 장기이식 코디네이터, 이미지 컨설턴트, 애완동물 장의사와 같은 생소한 직업이 탄생하고 있다.
이런 추세에 맞춰 우리의 직업교육도 미래 직업세계의 변화를 예측하면서 특성화, 전문화시켜 나가고 있음은 물론이다. 아이들이 상급학교에 진학한 학과를 선택할 때 특히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당연히 직업과 연관을 짓는 일이다. 현재에 인기 있는 직업이 아니라 미래에 주안점을 두되, 자신의 소질을 살리고, 적성에 맞는 분야를 선택하는 일이 보다 중요하다.
태안에 가서 시내버스를 타보고 싶다. 버스안내양이 힘차게 외치는 ‘오라이!’ 소리를 들으며 추억의 연못에 풍덩 빠질 수가 있을 것이다. 추억의 푸른 물을 튀기며 돌아오는 길에는 차창으로 스쳐가는 봄 풍경을 바라보며 생각에 젖을 수가 있으리라. 극심한 경제난을 이길 수 있는 직업은 무엇이며, 젊은 학생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직업교육은 무엇인지 생각해 봐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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