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생활에 부적응을 일으키는 아이들이 종종 있다.
그 부적응은 야간에 함께 생활하는 공간인 기숙사나,
저희끼리 보내는 시간이 많은 동아리의 선후배 사이의 폭력에 기인하는 경우가 흔하다.
최근 학생이 실습실에서 화상을 입은 사례가 있었다.
전통을 앞세운 선배가 가위바위보로 선택된 후배 한 녀석의 몸에
인화물질을 붓고 불을 붙이는 바람에 심한 화상을 입었다.
통과의례형의 장난으로 그렇게 되었다지만 이것은 분명 위험하기 짝이 없는 놀이(?)이다.
사고가 노출되자 처음에는 실습 중에 일어난 사소한 실수였다고 변명했지만
뒤늦게 알게 된 부모와 선생님으로서는 크게 놀랄 일이었다.
나중에는 가해학생과 피해학생,
그리고 양측 학부모까지 엉켜서 좀처럼 해결의 실마리가 잡히지 않는 큰 사건으로 발전하였다.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펄펄 뛰는 쪽과,
아이들이 장난치다 생긴 일이라는 입장이 팽팽히 맞섰다.
급기야 아이는 선배들이 무서워 학교를 계속 다니지 못하겠다며 버티었고,
그렇다고 마땅히 전학갈 곳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난감하였다.
학교로서도 지도가 부실했던 점에는 할 말이 없지만
눈길이 미치지 않는 사각지대에서 교묘하게 진행된 사안이고 보니
책임은 차치하고라도 우선 답답하기는 마찬가지-.
사건의 중심에 서 있는 학생,
아이를 키우는 부모,
학생을 지도해야 하는 학교가
함께 행복할 수 있는 공동분모는 무엇인가.
장난으로 시작된 일이 장난으로 끝이 나면 그것은 젊은 날의 치기로 간주될 수 있다.
그러나 심각한 부작용으로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주었다면 그것은 추억이 아니라 후회로 남는다.
장난의 정의와 범위가 애매모호하다.
결과에 따라 장난이 될 수도 있고 장난이 아닐 수도 있다.
학교생활에 부적응을 일으키는 경우라면 이건 분명 장안이 아니다.
장난이라는 이름으로 저질러지는 폭력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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