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수필세계

선산초등학교 개교100주년 기념 축시

죽장 2008. 8. 21. 11:18

백 년의 강, 천 년의 꿈

 

                                                                              조   명   래

                                                   (50회 졸업생, 경상북도교육청 장학관, 수필가)

 

 

일찌기 이중환이 택리지에서 밝힌

인재가 구름같이 태어난다는 바로 이 곳

비봉산 마을.

자랑스러운 조상 하위지 선생의 넋이 서린 

단계천이 가로지르는 땅.

질펀한 들판 멀리 눈을 던지면 

감천 건너 영봉 금오산이 한눈에 들어오는 곳.

오른쪽으로 길게 낙동강이 유유히 흘러가는 

천혜의 대지 선산,

선산 땅에 ‘창선학교’가 문을 열었다. 

백 년 전 오늘이었다.

 

역사에서나 배우던 그 시절.

외세의 끊임없는 침략과 맞서 싸우던 민족은

격동의 세계를 행해 햇불을 들었던 바로 그 무렵

거역할 수 없는 하늘의 뜻이 있어 태어난 인재들은 

이 자리에 나무를 베어 기둥을 세웠고

벽돌을 만들어 교실을 지으면서 배우고 또 배웠다.

민족을 지킬 수 있는 강력한 힘을 키우고

지구촌을 널리 밝힐 지혜를 연마하여

마침내 이 고장, 이 지역을 이끄는 인물이 되었다. 

나라와 세계를 받치는 기둥이 되었다.

 

백 년의 역사가 휘영청 밝은 오늘

영광의 축하마당에서 더덩실 춤을 추며

우리 모두 다시 백 년을 흐르는 강이 되자고 다짐한다.

선산초등학교!

다시 천 년을 우러러는 꿈의 전당이 되라고 기원한다.

그리하여 백 년의 강이 흐르고, 천 년의 꿈이 높아져

바다에 닿아야 하리.

하늘에 닿아야 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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